'리베로' 고유민 "예전에는 공격 때 쾌감, 지금은 수비가 짜릿"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수비형 레프트'였던 고유민(25·현대건설)은 프로배구 정규리그 첫 리베로 출전을 앞두고 "수비야 자주 했으니까, 긴장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낯선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위치를 잡으니, 긴장감이 몰려왔다.
1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에서 리베로로 출전한 고유민은 "선배들이 '왜 이렇게 긴장했어'라고 말하더라. 경기 초반에는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며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안정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발목 수술을 받은 뒤 처음 치른 경기에서 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17 25-20)으로 눌렀다.
고유민과 이영주가 번갈아 출전한 리베로 자리에서는 큰 공백이 보이지 않았다.
고유민은 이날 17차례 서브를 받았고 3번 범실을 했다. 세터 머리 위로 정확하게 올린 공은 4개였다. 리시브 효율은 5.88%로 수치상으로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고유민이 리베로로 처음 출전했다는 걸 고려하면 격려받을만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도희 현대건설은 감독은 "고유민과 이영주가 경기를 잘 치렀다. 수고했다"며 "훈련과 실전은 다르다. 두 선수는 적응이 필요하다. 다음 경기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더 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민의 주 포지션은 레프트였다. 리시브 능력이 좋아서 주로 수비진을 보강할 때 후위로 들어갔다. 2018-2019시즌에는 40.94%의 높은 리시브 효율을 찍기도 했다.
고유민은 "고교 때는 공격을 주로 해서 리시브를 자주 하지 않았다. 신인(2013-2014시즌) 때도 공격에서 더 주목받았다"며 "부상을 당하고 점프가 낮아지면서 공격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 이후 수비에 집중했는데 이후 리시브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제 고유민은 이도희 감독이 손꼽는 '수비 잘하는 선수'다.
이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으로 얻은 휴식기에 고유민에게 리베로 훈련을 권하기도 했다.
김연견이 부상을 당하면서 '리베로' 고유민의 실전 투입이 빨라졌다.
리베로 자리에 적응이 필요하지만, 이미 리베로의 성품은 갖췄다.
고유민은 "예전에는 공격 득점을 하면 쾌감을 느꼈다. 지금은 내가 리시브를 잘해서 (세터) 이다영에게 공이 잘 올라가는 게 더 좋다"고 했다.
선두 현대건설은 올 시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노린다. 김연경이 이탈한 리베로 자리가 현대건설의 목표 달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고유민은 "연견 언니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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