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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D-5] 새 시즌, 눈여겨 볼 부분은? V-리그 관전포인트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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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월) 10:44

                           

[개막D-5] 새 시즌, 눈여겨 볼 부분은?  V-리그 관전포인트



어김없이 찾아온 새 시즌 각 팀마다 이번 시즌을 대하는 자세는 다르다.

그들이 새 시즌에 임하는 속사정은 무엇일까.

여러 팀들이 마주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미리 짚어본다.

 

 

첫 우승 대한항공 & 도로공사

첫 ‘타이틀 방어’ 나선다

지난 시즌 우승팀,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팀들이다. 감격의 V1을 달성한 두 팀은 처음으로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시즌을 치른다.

두 팀이 비록 남녀부로 갈렸어도 처한 상황은 비슷하다. 먼저 두 팀 모두 큰 전력변화가 없다. 대한항공이 미들블로커 김규민을 FA로 영입했다면, 한국도로공사는 트레이드를 통해 몇몇 후보 선수들을 교체한 정도다. 대한항공의 경우 김규민이 알짜배기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전체적인 팀 구성에 큰 변화는 없다.

여기에 우승 팀이 지녀야 할 숙명인 국가대표 차출 후유증도 함께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 곽승석, 한선수, 여기에 이적한 김규민까지. 주전세터와 두 날개 공격수, 미들블로커 1인을 국가대표로 보냈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세터 이효희, 리베로 임명옥, 윙스파이커 박정아 3인을 국가대표로 장시간 출장 보냈다.

팀 핵심인 주전세터를 비롯해 중심이 되는 선수들(대한항공 정지석-곽승석, 한국도로공사 박정아)이 비시즌 팀 훈련을 제대로 못한 점은 큰 손실이다. 게다가 두 주전 세터 모두 30대를 훌쩍 넘긴 선수들이다. 한선수가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넷, 이효희는 서른아홉이다. 체력 관리 문제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남자부의 경우 9월 초 끝난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국가대표 일정을 마쳐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여자부는 10월 4일까지 2018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를 치렀다. 이 때문에 개막일정이 여자부만 뒤로 밀렸지만 빡빡한 일정이란 사실엔 변화가 없다.

‘정상은 차지하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라는 스포츠계 속설이 있다.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건 꾸준함이다. 한 시즌 반짝이 아닌 계속 강자로 남기 위해서는 더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무려 7회 연속으로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화재를 ‘왕조(王朝)’라고 표현한 것도 그만큼 오랜 시간 왕좌 자리를 지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슴에 별 하나를 단 두 팀의 왕좌 지키기는 가능할까. 그 길이 그리 순탄해 보이진 않는다. FA영입,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한 팀들이 여럿 보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어려울수록 지켜보는 이들에겐 큰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개막D-5] 새 시즌, 눈여겨 볼 부분은?  V-리그 관전포인트

 

주전 세터 교체한 다섯 팀

그들을 주목하라

올 시즌에는 ‘주전 세터’를 바꾼 팀이 남녀 포함 다섯이나 된다. 지난 비시즌부터 시행된 ‘FA등급제’ 영향으로 트레이드가 활발했고, 몇몇 팀에서는 2년차 선수들이 고개를 든 이유다.

가장 눈에 띄는 세터 교체는 단연 남자부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팀 에이스였던 전광인이 현대캐피탈로 FA 이적하며 현대캐피탈 스피드배구 중심이던 노재욱을 보상선수로 영입했다.

한국전력에는 전역한 권준형, 부상에서 돌아온 강민웅, 지난 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이호건이 세터로 있던 상황. 그러나 노재욱이 오면서 주전은 단연 노재욱 자리가 됐다.

 

이에 따라 우익에 외국인선수, 좌익에 전광인을 두고 큰 공격을 위주로 풀어가던 한국전력 스타일에 큰 변화가 생겼다. 한국에서 낮고 빠른 운영, 변칙적인 패싱을 가장 잘 쓰는 노재욱이 오면서 갖가지 패턴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속공 운영에도 변화가 생겼다. 단순한 A속공 위주 공격에서 여러 코스를 이용하는 플레이를 지난 제천·KAL컵(제천컵)에서 보여준 한국전력이다.

노재욱을 잃은 현대캐피탈은 반 강제로 세터 교체를 단행했다. 그동안 노재욱 백업선수로 머물던 이승원을 주전 세터로 내세운 것이다. 이승원은 그러나 제천컵에서 확실한 믿음을 주지는 못했다. 화려한 팀 공격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간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던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보기가 힘들었던 이유다.

연차는 꽤 되지만 주전 경험이 적은 이승원이다. 다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외인 파다르를 향한 공 호흡은 차차 맞아들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혹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세터를 보강하더라도 당분간 주전은 계속 이승원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원의 적응 여부에 현대캐피탈 성적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천컵 우승팀 삼성화재는 2년차 세터 김형진을 주전으로 내세워 쏠쏠히 재미를 봤다. 김형진은 기존 삼성화재 색깔에 속도감을 더하며 벌써 자리를 잡은 듯 했다. 타이스가 부재한 상황에서 좌우 쌍포인 송희채, 박철우를 활용하는 장면에서 부쩍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간간히 터트리는 서브에이스는 또 다른 매력이다. 2017년 유광우가 우리카드로 이적하며 생긴 공백을 메울만한 세터 김형진의 등장에 삼성화재 팬들은 크게 환호했다.

 

[개막D-5] 새 시즌, 눈여겨 볼 부분은?  V-리그 관전포인트

여자배구에서는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가 주전 세터를 서로 맞바꿨다. 이고은은 GS칼텍스로, 이나연은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해 새 둥지를 틀었다. 2011년 IBK기업은행으로 입단한 이나연은 GS칼텍스를 거쳐 다시 친정팀 IBK기업은행으로 돌아왔다.

이적은 두 선수, 양 팀 모두에게 성공적으로 작용했다. 이나연과 이고은 모두 지난 8월 열린 보령·한국도로공사컵에서 새로운 팀에 금세 적응해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고은이다. 이고은은 조용하고 잠잠하던 IBK기업은행 시절과는 달리 GS칼텍스에서 승부욕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였다. 팀 분위기에 금세 녹아들어 선수단 분위기를 이끄는 선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나연 역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컵 대회 당시 이정철 감독은 이나연에 대해 “경험이 있는 선수다. 아직 호흡이 덜 맞아 사인 미스가 났을 뿐 전체적인 경기 운영, 볼 컨트롤 등은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배구에서는 좌우 공격수를 흔히 ‘날개’에 비유하곤 한다. 그렇다면 세터는 팀의 ‘머리’다. 전체적인 경기를 판단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은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머리가 바뀐 다섯 팀이 다음 시즌 보여줄 경기력은 어떨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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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시즌 마친 4인 감독

2년차에 보여줄 모습은

지난 시즌에는 무려 네 명의 신인 감독이 V-리그에 데뷔했다. 남자부에는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이 사상 처음으로 프로 팀 지휘봉을 잡았다. 여자부에서는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첫 도전에 나섰다.

남자부 세 감독들은 빠른 적응력으로 팀을 장악해 나갔다. 이전까지 팀 코치를 맡던 감독들이어서 적응에 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권순찬, 김철수 감독은 코치에서 내부승격, 신진식 감독은 감독으로 선임되기 몇 개월 전까지 팀 수석코치로 있었다.

남자부 세 감독 가운데 가장 호평을 받은 건 단연 신진식 감독이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를 삼성화재에 주입하며 다시 명문팀 재건에 나섰다. 시즌 초 11연승을 하는 등 나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플레이오프서 대한항공에 져 시즌을 마감했지만 팀 발전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가능성은 지난 제천컵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FA 송희채를 영입해 팀 플레이스타일에 변화를 줬고 2년차 세터 김형진을 과감하게 선발로 내세운 것도 성공적이었다. 결국 컵 대회를 국내 선수들로만 꾸려 우승을 차지하며 다가올 시즌 호성적을 기대하게 했다.

권순찬 감독 역시 팀 체질 변화에 성공하며 지도력을 뽐냈다. ‘강서브’라는 팀 컬러를 구축하며 팬들에게 새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아포짓 외인에 주로 의존하던 배구에서 벗어나 국내 선수들을 아포짓으로 세우고, 윙스파이커 알렉스를 활용해 빠르고 아기자기한 배구를 하는 KB손해보험으로 바꿔 나갔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이 보여준 변화는 감독 1년차에 만든 것이라고 볼 때 꽤 큰 수준이었다. 그 변화를 바탕으로 KB손해보험은 시즌 끝까지 순위경쟁을 펼치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다만 권 감독이 변화로 몸부림친 첫 시즌을 보내고도 단 하나, 성적이 부족했다. 선수단 모두가 ‘올해는 변화를 통해 성적을 내야 할 시즌’이라고 말하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철수 감독은 첫 시즌이 순탄치 않았다. 전광인-서재덕 조합을 쓸 수 있는 마지막 시즌에 안타깝게도 서재덕이 무릎 부상을 호소해 장기간 전력 이탈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시작 전부터 주전세터 강민웅이 부상으로 빠지고 시즌 도중에는 미들블로커 윤봉우까지 근육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시즌 시작 전부터 끝까지 부상의 늪에 빠져 안타까운 한 해를 보냈다.

그렇게 맞이한 두 번째 시즌. 한국전력은 팀 에이스 전광인을 잃었다. 여기에 외인 사이먼, 윙스파이커 김인혁이 시즌을 눈앞에 두고 팀을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작 전부터 삐끗하고 있는 ‘김철수호’다.

지난해 해설위원에서 감독으로 탈바꿈한 이도희 감독은 ‘언니’ 리더십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감독의 지난 시즌 초반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초반 탄탄한 전력을 보이며 단숨에 ‘우승 후보’라는 찬사를 들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시즌 중반부터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렸다. 백업이 부족한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주전과 백업 멤버 간 격차가 큰 탓에 매 경기 교체선수가 없다시피 치르면서 차츰 템포가 떨어진 것이다. 처음으로 주전세터 노릇을 하는 이다영이 흔들릴 때에도 마땅한 교체 자원이 없어 그대로 자리를 지킨 것은 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첫 시즌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으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 비시즌 이 감독은 신인 육성,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며 다가올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V-리그 감독들 대부분은 2년 계약으로 감독직을 맡는다. 곧 2년차에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다음이 있다는 얘기다. 또 1년차에는 감독 역시 팀에 적응하고, 선수들을 파악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변화가 정립되는 건 2년차부터라는 말이다. 네 명의 2년차 감독들이 만든 새로운 팀은 어떤 모습일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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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박이 중하위권?

올해는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남자부 KB손해보험, 우리카드, OK저축은행과 여자부 GS칼텍스. 이들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좀처럼 상위권에 도약하지 못해 아쉬운 상황이다.

그나마 여자부 GS칼텍스는 상황이 낫다. 2013~ 201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기 때문. 그러나 이것도 어언 4년 전 이야기다. 그 후 네 시즌 동안 GS칼텍스는 순위표 절반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2014~2015 시즌부터 순서대로 5위, 4위, 5위, 4위). 지난 시즌 물오른 강소휘와 함께 이소영이 뛰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소영이 국가대표 훈련 도중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무산됐다.

GS칼텍스와 함께 서울 연고지를 쓰고 있는 남자부 우리카드의 경우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팀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만년 하위권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다. 이에 우리카드는 ‘플레이오프 DNA’가 살아있는 신영철 감독을 올 시즌 새로 선임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KB손해보험도 급하긴 마찬가지다. 전신인 LIG손해보험 시절인 2010~2011시즌 이후 일곱 시즌 하위권에만 머물렀다. 이들은 지난 시즌 감독 교체, 연고지 이전 등 쇄신책을 단행하며 변화를 노리고 있다.

팀 창단 이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날아오른 OK저축은행. 그러나 외인 시몬이 떠난 이후 두 시즌내내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며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안산에서 하늘을 찌르던 OK저축은행 인기도 급속도로 식고 있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은 시몬의 향기를 강하게 내뿜는 쿠바 출신 외인 요스바니를 영입해 반전을 꾀한다.

스포츠는 흔히 각본없는 드라마에 비유되곤 한다. 반전 요인이 곳곳에 숨어있어 결말을 예상하지 못할 경우 재미가 배가된다. 강자도 영원하고, 패자도 영원하다면 흥미는 반감된다. 판도 변화를 통한 리그 흥행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반격이 필요하다. 특히나 GS칼텍스와 우리카드는 연고지가 서울인 팀들이다. 서울 배구팬들을 더욱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호성적이 필요하다. KB손해보험 또한 새 연고지 의정부 팬들을 불러들이려면 성적이 따라줘야 한다. 좋은 성적만큼 효과가 좋은 마케팅은 없다.

 

 

 

글/ 이광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DB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10-08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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