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단독 1위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원주 DB가 선두권 굳히기에 들어간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는 서울 삼성도 3연패의 고양 오리온을 제물로 삼아 6강에 진입하려 한다.
▶ 원주 DB(18승 8패) VS 창원 LG(10승 16패)
오후 7시 원주종합체육관 / MBC스포츠플러스
- LG 천적 DB, 9연승 행진가나
- 두경민 vs 김시래, 최고 포인트가드는 누구?
- 김종규의 첫 DB전
지난 25일 SK가 삼성에 패하며 어부지리로 단독 선두에 오른 DB가 중요한 순간에 최고의 상대를 만났다. 지난해 10월 26일부터 현재까지 8전 전승으로 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LG와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지난 시즌 6전 전승, 2017-2018 시즌 역시 두 번 만나 모두 승리를 거둔 DB는 LG만 만나면 전혀 질 것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11월 2일 홈경기에선 패배직전까지 몰렸으나, 끝내 연장전으로 몰고 가 102-98, 승리를 거둔 바 있다(당시 블록의 덩크가 실패하며 연장에 돌입한 반면, 연장에 터진 버튼의 덩크로 DB가 승리할 수 있었다). 현재 DB가 상승세인 반면, LG는 2연패에 몰리고 있기 때문에 천적 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디온테 버튼과 제임스 켈리의 득점 대결도 볼 만 하지만, 현재 최고의 국내 포인트가드로 올라서 있는 두경민과 김시래의 정면 승부도 지켜봐야 한다. 두경민은 3라운드에서만 평균 17.6득점 3.0리바운드 4.1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 중이다. 장기인 3점슛은 경기당 3.5개를 성공시키며 버튼과 함께 DB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김시래도 만만치 않다. 3라운드에서 17.0득점 3.7리바운드 5.9어시스트로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팀이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엄청난 스피드를 통해 자기 공격을 먼저 보는 스타일. 김시래가 어시스트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있다면, 두경민은 슈팅 가드까지 가능해 버튼이 투입될 때는 슈터로 변신한다. 공격적인 스타일인 것에 공통점을 두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플레이를 펼치는 두경민과 김시래. 버튼과 켈리의 대결만큼이나 중요한 승부가 될 전망이다.
한편, 부상에서 돌아온 김종규가 시즌 첫 DB와의 맞대결을 갖게 된다. 10월 28일에 발목 부상을 당하며 1라운드에서 DB를 만나지 못한 김종규는 FIBA 농구월드컵 예선 중국전에서 또 부상을 당하며 2라운드에서도 DB를 상대할 수 없었다.
지난 23일 코트에 복귀한 김종규는 아직까지 제 컨디션이 아니다. 복귀전을 포함해 2경기 동안 3.5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 가지 희소식은 출전시간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206cm의 장신이 버티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DB의 벌떼 농구를 막아내기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 LG는 김종규가 부상 이전의 모습을 빨리 되찾길 바라고 있다.
▶ 고양 오리온(7승 20패) VS 서울 삼성(13승 14패)
오후 7시 고양체육관 / MBC스포츠플러스2, IB스포츠
- 5할 승률 노리는 삼성
- 라틀리프 없는 골밑, 맥클린의 놀이터?
- 지난 ‘에드워즈’ 악몽, 이겨낼 수 있을까
원정 10연전을 떠난 삼성이 이제 단 두 경기만을 남기고 있다. 8경기 성적은 3승 5패.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없었다는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체 외국선수로 들어온 칼 홀이 부진해 사실상 마키스 커밍스로 버티고 있는 삼성은 국내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5할 승률에 근접해 가고 있다. 특히 김태술과 김동욱이 중심을 잡고 있으며 문태영은 꾸준히 득점을, 이관희와 이동엽은 팀에 활력소를 불어 넣고 있다. 최근 최윤호, 차민석 등 후보 선수들의 깜짝 활약까지 더해져 6강 진입까지 바라볼 정도로 팀 전력이 안정화 된 것이다.
그러나 라틀리프가 없는 상황에 버논 맥클린의 오리온을 만난 건 불운이다. 맥클린은 3라운드에 평균 23.7득점 8.8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오리온의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10일 현대모비스전부터 24일 전자랜드전까지 7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을 해주며 리그 최고의 장신 외국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그간 라틀리프와의 매치 업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맥클린은 2m 장신선수 하나 없는 삼성을 상대로 맹폭할 준비를 마쳤다.
맥클린에 대한 수비는 홀이 해줘야 한다. 그러나 홀은 장점이라고 알려진 리바운드 능력마저 수준 이하로 평가되며 이상민 감독의 걱정거리로 전락했다. 단조로운 공격 기술과 느린 스피드로 라틀리프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는 홀. 맥클린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삼성의 골밑은 그의 놀이터가 될 수도 있다.
또 오리온은 지난 2라운드에 삼성을 연장에서 침몰시켰던 저스틴 에드워즈가 건재하다. 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에드워즈는 연장에만 15득점을 집중한 끝에 41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로 삼성 침몰에 일등 공신이 됐다. 이후 기세를 탄 에드워즈는 3라운드에 평균 20.9득점 6.8리바운드 4.7어시스트 2.0스틸을 기록 중이다. 특유의 돌파와 최근에는 3점슛까지 쏠쏠히 들어가며 막기 까다로운 선수로 올라섰다.
최근 삼성은 2-3 지역방어로 재미를 보고 있다. 외곽슛이 약하고 돌파에만 특화되어 있는 에드워즈를 상대하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이제껏 국내 팀들의 대인 방어를 쉽게 무너뜨려온 에드워즈지만, 지역 방어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 생각이다.
좋은 분위기의 삼성과 객관적인 전력상 유리한 부분이 많은 오리온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삼성은 승리 시 상위권으로 올라갈 원동력을 얻게 된다. 그러나 오리온에 패하게 되면 다시 중하위권 싸움에 머물러야 할 상황이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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