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브 "언제나 모든 패를 탁자 위에 꺼내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독일, 브라질전 플랜B 3-4-2-1 포메이션에 더해 백업 선수들 위주로 나설 예정. 뮐러-외질 휴식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독일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백업 선수들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기는 월드컵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붙을 한국 대표팀에게 독일 전력 분석에 있어 중요 체크 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 대표팀이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백업 선수들을 대거 가동할 계획이다. 이미 독일 대표팀은 토마스 뮐러와 메수트 외질 같은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소속팀으로 복귀시킨 상태다. 엠레 찬과 사미 케디라 역시 부상으로 결장이 유력하다.
일단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골키퍼로 베른트 레노와 케빈 트랍을 전반전과 후반전에 나눠서 출전시킬 것을 예고했다. 이는 (현재는 부상 중인) 마누엘 노이어와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1, 2번 골키퍼를 확정지은 가운데 브라질전을 통해 3번째 골키퍼를 낙점 짓겠다는 걸 내포하고 있다. 이에 더해 뢰브 감독은 일카이 귄도간과 르로이 사네 맨체스터 시티 듀오와 마빈 플라텐하르트가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뢰브 감독은 귄도간과 사네를 콕 짚어 "이들은 맨체스터에서 많이 성장했다. 일카이는 시즌 초반 큰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우리는 그를 잘 알고 있다. 그는 필드에서 많은 걸 제공할 수 있는 선수다. 르로이는 맨체스터 이적이 올바른 결정이었다. 그는 우리 팀에 그의 강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일대일에 강한 선수이기에 우리는 그가 상대에게 예측 불가능한 플레이를 펼쳐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뢰브 감독이 지난 스페인과의 평가전과 전혀 다른 포메이션과 선발 라인업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먼저 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지는 독일 대표팀이 기존 플랜A 4-2-3-1이 아닌 3-4-2-1 포메이션을 골자로 스페인전 비교했을 때 무려 8명의 새로운 선수가 브라질전에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커'지의 예상대로라면 최전방 원톱은 스페인전과 마찬가지로 티모 베르너가 나서는 가운데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사네와 레온 고레츠카가 포진한다. 좌우 측면은 플라텐하르트와 요슈아 키미히가 배치되고, 중원을 귄도간과 제바스티안 루디가 지킨다. 스제롬 보아텡을 중심으로 마티아스 긴터와 안토니오 뤼디거가 스리백을 구축한다. 골문은 뢰브 감독의 공언대로 전반전엔 레노가, 후반전엔 트랍이 45분씩을 책임질 예정이다.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 역시 이번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뢰브 감독이 '백업 선발 라인업(B-Elf)'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미 소속팀으로 떠난) 뮐러-외질 공격형 미드필더 듀오에 더해 요나스 헥토어와 사미 케디라, 베르너 같은 주전 선수들이 벤치에서 대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후반전에도 니클라스 쥘레와 율리안 브란트, 라스 슈틴들, 산드로 바그너 같이 스페인전에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한 선수들이 교체 투입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이미 뢰브 감독은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 당시에도 트랍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시간을 부여하면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평가전에선 최대한 가용 가능한 자원들을 출전시켜 마지막 옥석 가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 한국은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 격돌한다. 만약 독일이 멕시코와 스웨덴으로 이어지는 조별 리그 첫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해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짓는다면 한국전엔 플랜B에 백업 선수들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즉 이번 브라질과의 평가전이 미리 보는 한국전 선발 라인업 겸 전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뢰브 감독은 평가전 상대가 브라질임에도 최정예가 아닌 백업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키는 이유에 대해 "언제나 모든 패를 탁자 위에 꺼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며 경계심을 전했다. 이는 부상 혹은 징계로 주축 선수가 빠질 때의 대비책 마련은 물론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소리다. 게다가 월드컵 같은 짧은 기간에 경기 일정들이 이어지는 단기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적당한 로테이션을 통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빌트'지는 뢰브가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위해 헤르베르거의 트릭을 채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헤르베르거는 1954년, 독일에 첫 월드컵 우승을 선사한 명장 제프 헤르베르거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당시 그는 헝가리와의 조별 리그에서 백업 선발 라인업으로 나서 3-8로 대패했으나 헝가리와 재격돌한 결승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것에서 착안했다.
실제 독일은 헝가리와의 조별 리그 경기에서 한스 셰퍼와 막스 몰록, 오트마르 발터, 칼 마이, 토니 투렉 같은 5명의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바 있다(특히 셰퍼와 몰록은 프리츠 발터, 헬무트 란과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스타 플레이어 4인방이었다). 몰록은 추격하는 골을 넣었고, 투렉은 헝가리가 자랑하는 페렝 푸스카츠와 산도르 콕시스의 파상 공세를 온몸으로 선방했으며, 셰퍼는 장기인 돌파로 헝가리의 측면을 흔들었고, 오트마르 발터는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란의 결승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즉 독일은 브라질전을 통해 마지막 옥석 가르기 겸 다양한 전술과 카드를 실험할 계획이다. 스페인전을 통해 최정예 선수들의 호흡과 조직력 강화에 주력했다면 브라질 같은 강팀을 통해 백업 선수들의 경쟁력과 플랜B의 효용성을 체크하겠다는 포석이다.
독일과 브라질의 평가전은 한국 시간 28일 새벽 3시 45분, 독일의 축구 성지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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