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꽃다발 사라진' 프로야구 시상식…코로나19가 바꾼 풍경
MVP 로하스 등 외국인 선수 수상자들, 귀국 일정 때문에 모두 불참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수상자가 무대에 오르면 팬의 환호가 쏟아지고, 소속팀 감독이나 구단 관계자, 동료가 꽃다발을 안기는 '익숙한 시상식 장면'이 사라졌다.
올해 한국프로야구를 빛낸 선수들이 모이는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시상식은 조용하고, 한산했다.
30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수상자와 시상식을 진행하기 위한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강화해 100명 이상이 모일 수 없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BO는 시상식에 정해진 인원의 팬을 초청했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상을 받으면 큰 소리로 축하 인사를 했다.
하지만 올해 시상식에는 팬과 취재진은 참석할 수 없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그리고 접촉을 최소화하고자, 시상자를 제외한 관계자가 무대에 오르는 것도 막았다.
수상자들은 꽃다발 없이 트로피만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마침 올해에는 외국인 선수가 개인 타이틀을 대거 차지했다.
KBO가 공식 시상하는 14개 부문 중 9개 부문에서 외국인 선수가 1위에 올랐다.
kt wiz의 멜 로하스 주니어가 4관왕(타율, 장타율, 홈런, 득점), 두산 베어스의 라울 알칸타라 2관왕(승리, 승률)에 오르는 등 외국인 타이틀 홀더는 총 5명이었다.
로하스와 알칸타라,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 등 5명의 외국인 선수는 모두 출국했다. 당연히 시상식에 올 수 없었다.
NC 박석민도 개인 사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들은 영상 인터뷰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시즌 종료 뒤 열리는 시상식에서 외국인 선수가 참석하는 건 흔치 않다.
그러나 2014년 릭 밴덴헐크(당시 삼성 라이온즈),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는 MVP·신인왕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조시 린드블럼은 두산에서 뛴 지난해 MVP 시상식에는 불참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와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여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진 외국인 선수들이 구단 일정이 끝난 뒤 서둘러 출국했다. 출입국도 자유롭지 않은 상태라, 시상식을 위해 다시 한국으로 올 수도 없다.
2020년 정규시즌 MVP에 오른 로하스는 "코로나19로 가족들과 이번 시즌 함께 생활하지 못해 팀 일정이 끝난 뒤 출국했다. 일정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고, 시상식을 마련해 준 KBO 관계자 및 팬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12월에 열릴 각종 시상식도 조용하게 치러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