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호민 기자]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홈 구장이 가져다주는 이점은 대단히 크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익숙한 환경에서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홈 어드밴티지’를 톡톡히 누린다. 농구 종목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 시즌 현대모비스는 이같은 ‘일반론’에서 예외에 해당한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에겐 홈과 원정 경기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상한 징크스가 생겼다. 먼저 원정 성적을 살펴보자.
현대모비스는 원정에서 15승 5패(승률 75%)를 기록,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원정 승률이 가장 좋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17일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 승리부터 현재까지 원정 11연승을 질주, 원정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안방인 울산에선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홈에서는 9승 10패(승률 45%)로 승률이 5할이 채 되지 않는다. 홈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홈에서 야투 성공률도 좋을 리가 없다. 현대모비스의 홈과 원정 야투 성공률은 44.3%와 47.2%다. 원정 경기 야투 성공률이 2.9% 더 높다. 3점슛 성공률 또한 원정에서 36.9%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홈에서는 29.6%에 그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에 앞서 홈 구장인 동천체육관의 농구 골대를 전면 교체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시설공단에서 24초 계시기를 신형으로 바꾸기 위해서 골대를 전면 교체했다”고 골대를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골대와 관련된 문제는 없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선수들에게 물어봤다.
베테랑 함지훈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골대를 바꿨다고 들었다. 선수들끼리도 가끔씩 농담 삼아 진짜 바뀐 골대 때문에 슛이 안 들어가는 거 아니냐고 얘기를 주고 받는다. 결국 저희 팀원들의 문제다. 더 집중해서 홈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슈터 전준범은 “팀원들과도 홈 성적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편인데 그래도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 시간이 지나다보면 차차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유재학 감독은 얼마 전 인터뷰에서 올 시즌 저조한 홈 승률의 원인으로 ‘정신력’의 문제를 꼽았다. 유 감독은 “이렇게 홈 성적이 안 좋은 적도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이상하게 울산만 오면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다. 더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된다”며 분발을 요구했다.
현대모비스는 10연승 이후 승패를 반복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현대모비스로선 앞으로 남은 15경기 중 8경기가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홈 승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금주에도 현대모비스는 31일 서울 SK전을 시작으로 내달 4일 인천 전자랜드전 등 홈에서 2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과연, 현대모비스가 남은 홈경기서 승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시즌 막판 상위권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_점프볼DB(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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