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kt가 있어서 2020년 야구는 뻔하지 않았다


만년 꼴찌→2위 돌풍…창단 첫 포스트시즌서 '1승'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kt wiz의 첫 가을야구가 4경기로 막을 내렸다.


    kt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0-2로 패한 것을 끝으로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했다.


    1·2차전에서 내리 패한 kt는 3차전 반격에 성공했으나 '가을 강자' 두산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kt는 박수를 받으며 떠난다. kt는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대로 '비상(飛上)'했고, 프로야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kt는 정규시즌 81승 1무 62패로 1위 NC 다이노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kt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kt는 2015년부터 3년간 꼴찌(10위)에 머물고, 2018년에는 9위에 그쳤다. 


    그러나 2019년 이강철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이후 kt는 돌풍의 팀이 됐다. 


    2019년 5강 경쟁을 벌이다가 6위에 오른 kt는 올해 기세를 몰아 2위를 차지하며 '강팀'이 됐다.








    kt가 상위권에 뛰어들면서 KBO리그에는 전례 없이 치열한 2위 싸움이 벌어졌다. 이는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화두였다.


    kt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와 경쟁에서 승리해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플레이오프라는 높은 자리에서 치르게 됐다.


    NC, 두산, LG, 키움 등 '가을야구 단골손님' 사이에 kt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팬들은 뻔하지 않은 포스트시즌을 즐길 수 있었다.


    kt의 성장 자체가 한국 프로야구의 큰 수확이었다.


    투·타 조화와 신·구 조화가 kt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 등 외인 듀오에 '대형 신인' 소형준과 배제성이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선발 마운드를 높였다.


    불펜은 시즌 초반 불안했지만, 주권을 중심으로 김재윤, 유원상, 조현우 등이 되살아나며 리그 최강급 계투진을 구축했다.


    타선은 정규시즌 팀 타율 3위(0.284), 팀 홈런 2위(163개) 등으로 뜨거웠다. 특히 멜 로하스 주니어가 홈런왕·타점왕·득점왕·장타왕을 휩쓸며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KBO리그의 '막내 구단'인 kt는 그동안 어린 선수들이 주를 이룬 탓에 '경험 부족'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베테랑 유한준과 박경수가 선수단의 리더로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팀 컬러가 바뀌었다.


    kt는 1승·1패, 연승·연패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팀이 됐다. 


    한 경기에서 져도 다음 날 훌훌 털고 새로운 경기에 집중하는 의연함을 갖추게 됐다. 이 감독도 선수들의 이런 모습을 가장 발전한 부분으로 꼽았다.


    그런 덕분에 강백호는 4번 타자라는 새로운 중책을 잘 소화하고, 심우준은 도루왕을 거머쥐는 등 어린 선수들이 기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다.


    황재균, 장성우 등 20대 후반∼30대 초반 선수들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면서 팀워크를 단단하게 했다.


    가을야구에서도 kt는 1차전 선발투수 소형준의 재발견, '최고령 포스트시즌 데뷔' 박경수의 맹타, 쿠에바스의 호투로 일군 가을야구 첫 승 등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무엇보다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값진 경험을 쌓아 내년 시즌 기대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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