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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인 NBA] 카와이 레너드, 제임스 떠난 동부 컨퍼런스 집어삼키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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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8 (일) 11:23

                           

[줌 인 NBA] 카와이 레너드, 제임스 떠난 동부 컨퍼런스 집어삼키나?



[점프볼=양준민 기자] “레너드와 제임스의 플레이를 비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두 선수 모두 게임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카이리 어빙(26, 191cm)이 남긴 말로, 현재 리그 내에서 카와이 레너드가 차지하는 위상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 아닐까 싶다.

2018-2019시즌 초반 토론토의 상승세가 매섭다. 토론토는 28일 현재 개막 후 단 한 번의 패배도 허락하지 않는 등 6연승의 파죽지세로, 올 시즌 동부 컨퍼런스 왕좌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를 2.5게임차로 따돌리고 동부 컨퍼런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마찬가지 보스턴과 함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도 벤 시몬스(22, 208cm)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주춤거리는 가운데, 올 시즌을 앞두고 마이크 부덴홀저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이한 밀워키 벅스가 개막 후 무패행진을 달리며 토론토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27일 댈러스전 승리로 6연승을 기록한 토론토는 프랜차이즈 역사상 개막 후 최다연승이란 신기록을 새로 썼다) 

그간 미국 국내가 아닌 캐나다에 위치해있단 지리적 조건의 불리함으로, 이슈선점이 어려웠던 토론토는 철저히 리그 변방으로 평가받았다. 허나,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지난여름 토론토는 레너드 드라마의 주연으로, 더마 드로잔(29, 201cm)과 카와이 레너드의 트레이드라는 초대형 빅딜을 성사시키며 많은 관심을 몰고 다녔다. 이미 지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충격의 스윕 패배로 드웨인 케이시 감독의 경질이란 초강수를 꺼내들었던 토론토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드로잔마저 잔혹하게 내친 과정이 모두 언론에 보도되며 팬들을 비롯해 리그에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까지, 많은 이들의 비난을 들어야만했다.

더욱이 레너드의 경우, 리그 정상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증명됐지만 몸 상태에 대한 불확실성과 FA가 되는 내년 여름 토론토 잔류가 불분명하다는 위험성까지 안고 있는 선수라 자칫 레너드의 1년 렌탈로 끝날 수도 있는 토론토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의구심이 품었다. 

이와 함께 과연 레너드가 샌안토니오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부분이었고, 무엇보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토론토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을 보여준 드로잔을 내치면서 카일 라우리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등 구단 분위기가 계속해 어수선함을 금치 못했다는 점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둔 토론토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다.

허나, 이는 모두 기우였다. 케이시 감독을 대신해 토론토의 어시스턴트 코치에서 사령탑으로 보직을 바꾼 닉 널스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수습, 팀을 정상화로 돌려놨다. 여기에 레너드와 대니 그린, 지난여름 합류한 두 선수가 먼저 마음을 열고 동료선수들에게 다가가면서 토론토의 선수들도 조금씩 드로잔의 트레이드로 말미암아 얼어붙은 마음을 풀기 시작했다. 결국, 아끼던 동료를 속절없이 떠나보낸 마음의 상처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아버린 토론토는 레너드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공개적으로 선포, 올 시즌은 기필코 동부를 넘어 리그 최정상 등극에 도전하겠다는 강한 열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줌 인 NBA] 카와이 레너드, 제임스 떠난 동부 컨퍼런스 집어삼키나?

▲오늘만 보고 산다는 카와이 레너드, 생애 첫 정규리그 MVP 수상할까?

28일 현재 카와이 레너드(27, 201cm)는 개막 후 5경기에서 평균 34.8분 출장 26.6득점(FG 50%)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시즌 초반기이지만 이미 토론토 홈구장인 에어 캐나다 센터에는 매 경기 레너드를 향한 MVP 챈트가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에 대해 레너드는 최근 Sporting New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타이틀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허나, 토론토 팬들의 마음만은 확실히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매일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토론토 팬들에게 감사하다. 계속해 팬들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닌 앞으로 다가올 게임 하나 하나에 집중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말로, 아직은 본인의 정규리그 MVP 수상여부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임과 함께 토론토 팬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토론토 팬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다는 후문.

레너드의 말처럼 2018-2019시즌 NBA가 이제 막 축제의 문을 연 것도 맞는 말이지만 현재 리그 내에서 스테판 커리(30, 191cm)와 레너드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중 지난 18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토론토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과 함께 올 시즌을 시작한 레너드는 경기 시작 후 첫 야투 3개를 모두 실패, 지난 1월 14일 덴버 너게츠와의 경기 이후 약 9개월만의 복귀에 다소 긴장한 듯 보였다. 하지만 곧장 라우리의 패스를 받고, 복귀 후 첫 득점을 신고한 레너드는 이후 긴장이 풀리면서 공·수 양면에서 모두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 결국, 레너드는 이날 35득점(FG 65.2%) 5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는 등 산뜻한 출발을 알렸고, 그 기세가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레너드의 합류가 토론토에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는 역시나 수비력의 강화다. 2번의 올해의 수비수 수상이 말해주듯, 레너드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퍼리미터 수비수다. 그저 대인수비에만 특화된 선수가 아니라, 팀 수비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은 레너드의 합류는 토론토의 전체적인 수비력까지 끌어올렸다. 그 결과, 토론토는 레너드의 수비력을 믿고, 올 시즌 파워포워드 자리에 파스칼 시아캄(24, 206cm), OG 아누노비(21, 203cm) 등 기동력을 갖춘 선수들을 세우며 이전 시즌(98.11)보다 빠른 템포의 농구를 구사하고 있다. 때로는 레너드가 4번 포지션에서 뛰는 스몰라인업도 심심치 않게 가동되고 있다.(*27일을 기준으로 토론토는 평균 106실점(득·실점 마진 +10.8)으로 이 부문 리그 전체 8위, 경기템포 100.75를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 레너드 합류의 효과는 공격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시아캄과 아누노비의 파워포워드 기용은 단순히 경기속도만을 끌어올린 것만이 아니다. 이들은 컷인이나 백도어 컷 등 공간 활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외곽슛 능력까지 갖춘 두 선수는 3점 라인 바깥에서도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또, 레너드도 리바운드 싸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수비도 수비지만 공격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레너드는 본인이 직접 상대방의 림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스크리너로 변신해 라우리와 2대2플레이를 펼치는 등 다방면에서 토론토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널스 감독도 레너드가 손쉽게 1대1 아이솔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다른 선수들을 림 바깥으로 이동시키는 등 전술적인 배려로, 레너드의 효율적인 공격을 돕고 있다.(*올 시즌 레너드는 효율성 지수(PER)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샌안토니오 시절의 레너드와 지금 토론토에서의 레너드가 달라진 점은 그간 그의 입에서 들을 수 없었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레너드와 샌안토니오 사이에 갈등의 씨앗이 커지고 커졌던 직접적인 원인은 당사자인 레너드가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말 한 마디 없이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 때문. 이런 비난의 시선들을 의식한 탓인지 몰라도, 레너드는 오프시즌부터 팀 동료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레너드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나는 매우 재밌는 사람이다”는 말을 전하는 등 미디어데이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난여름 레너드와 함께 토론토로 이적한 대니 그린은 Yahoo Sports와의 인터뷰에서 “레너드가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인지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심지어 훈련 후 코트 밖에서도 말을 많이 하고 있다”는 말로 레너드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더불어 그린은 “레너드의 이런 변화가 토론토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팀 내의 젊은 선수들은 레너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그를 따르고 있다. 레너드도 어느덧 리그 7년차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위치가 됐고, 젊은 선수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마찬가지 레너드도 동료들과 자주 어울리면서 토론토의 팀 문화에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레너드가 “나는 토론토에서 뛰고 싶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것은 토론토의 유니폼이다. 지금은 내년보단 현재의 일에만 집중하고 싶다. 누군가 나의 내년 여름을 알고 싶다면 먼저 미래로 건너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내게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면서, 지금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현지에선 내년 여름 레너드가 클리퍼스로 향할 것이라는 루머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그 예로, International Business Time은 “클리퍼스는 여러 모로 레너드에게 매력적인 팀에 틀림이 없다. 클리퍼스는 레너드에게 거액의 연봉과 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구성 등 많은 것을 안겨줄 수 있는 팀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 지금 레너드의 속마음은 오로지 레너드 자신만이 알고 있다. 나중에 일어날 먼 훗날의 미래보단 당장에 일어날 현재의 일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싶단 뜻을 확고히 밝힌 레너드가 과연 올 시즌 토론토의 화려한 비상을 이끌며 결국에는 토론토와 레너드,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이미 한계를 드러낸 드로잔의 시대와 일말의 미련도 없이 이별을 고한 토론토에 불고 있는 새로운 바람의 이름은 다름 아닌 ‘카와이 레너드’다.    

[줌 인 NBA] 카와이 레너드, 제임스 떠난 동부 컨퍼런스 집어삼키나?

▲드로잔 잊지 못하는 카일 라우리, 레너드와도 어서 빨리 친해지길 바래!

“나는 아직도 경기 시작 전 드로잔과 나눴던 핸드 쉐이크 동작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다”

아마도 오프시즌 드로잔의 예기치 못한 트레이드에 가장 큰 상실감을 느꼈을 사람은 다름 아닌 카일 라우리(32, 185cm)일 것이다. 2012년 휴스턴을 떠나 토론토에 안착한 라우리는 그간 드로잔과 영혼의 단짝을 이루며 토론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두 사람은 코트에서뿐만 아니라, 코트 밖에서 가족들끼리도 자주 모임을 갖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백코트 파트너 그 이상이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드로잔이 보여준 얼빠진 모습에 라우리가 공개적으로 신랄한 비판을 가했지만 두 사람의 우정전선은 여전히 맑음이었다.(*라우리는 토론토에서 7시즌, 정규리그 438경기 커리어 평균 17.8득점(FG 42.9%) 4.9리바운드 6.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그런 죽마고우가 타의적으로 팀을 떠났으니 라우리가 구단의 결정에 강한 불만을 가졌던 것은 당연했을 터. 드로잔과 강제적으로 이별한 후 미국 농구국가대표팀 미니캠프에도 불참하는 등 외부와의 교류를 완전히 끊어버렸던 라우리는 지난 9월, 미디어데이를 목전에 두고 유지리 단장, 널스 감독 등 구단 관계자들과의 연락마저 끊어버리며 토론토 구단을 긴장 속으로 빠뜨렸다. 결국, 구단 관계자들의 간곡한 설득에 못 이겨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라우리는 이 자리에서 “드로잔과의 이별은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는 말로 구단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사를 표했지만 정작 다른 곳에선 드로잔에 대한 그리움을 수시로 드러내며 토론토 구단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라우리에게 드로잔을 내치고, 그 자리를 차지한 레너드는 눈에 가시와도 같은 존재였다. 실제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라우리는 레너드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성공시킨 뒤 레너드가 건네는 하이파이브를 그대로 무시, 레너드의 손을 무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계속되는 라우리의 냉랭함에 레너드도 화가 날 법도 했지만 끝까지 라우리와의 관계개선을 포기하지 않았던 레너드는 조금씩 라우리의 꽉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가고 있다. 

그 예로 라우리는 레너드가 코트에 넘어지면 달려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을 물론, 경기 중에도 레너드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이에 Sports NAUT는 “많은 이들이 시즌 개막 전 라우리와 레너드의 콤비플레이 완성도에 의구심을 품었다. 라우리의 경우, 드로잔이란 영혼의 파트너를 잃고, 충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됐다. 허나, 지금의 두 사람은 환상의 호흡으로 토론토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미 토론토 팬들의 기억 속에서 드로잔과 라우리의 콤비플레이가 사라진 지는 오래 됐다”는 말로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해 극찬을 내리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라우리도 정규리그 개막 후 전 경기를 출장해 평균 34.5분 출장 19.8득점(FG 57.5%) 3.7리바운드 10.3어시스트를 기록, 근래 들어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라우리는 23일 레너드가 휴식을 이유로 결장한 샬럿 호네츠와의 경기에서 32분 동안 16득점(FG 55.6%) 14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21점차의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또, 라우리는 21일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에서 28득점(FG 47.6%) 12리바운드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27일 댈러스 매버릭스전까지 20득점(FG 57.1%) 12어시스트를 기록,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 중이다. 

그간 공·수 모두 평균 이상의 기량을 갖췄지만 185cm라는 작은 신장으로 인해 상대팀들의 공략대상이 되기도 했던 라우리는 올 시즌 레너드와 그린의 합류로 수비적인 부담을 덜어내고, 그 에너지를 공격에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라우리는 날카로운 패스들로 동료들의 손쉬운 득점을 만들어내며 현재 어시스트 부문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4번 포지션에 기동력 있는 선수들이 배치, 여기에서 파생되는 공격패턴들이 많아지는 등 이전보다 공격루트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라우리의 어시스트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 중 하나. 여기에 폭발적인 외곽슛이 트레이드마크인 라우리는 올 시즌 평균 52.8%(평균 3.2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쾌조의 슛 감각까지 선보이고 있다.

토론토의 입장에선 올 시즌 우승을 위해 라우리와 레너드가 하루속히 의기투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년 여름 레너드의 잔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팀의 터줏대감인 라우리와 레너드의 관계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라우리와 레너드가 영혼의 단짝이 되기를 바라는 토론토 구단의 간절한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라우리와 레너드, 두 사람이 만들어갈 우정전선의 흐름도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토론토의 경기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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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의 신임 사령탑 닉 널스, 토론토 상승세의 또 다른 숨은 주역

지난여름 드웨인 케이시(DET) 감독을 경질하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던 토론토의 선택은 바로 닉 널스 감독의 내부승격으로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지난 2013년부터 어시스턴트 코치로 케이시 감독을 보좌했던 널스 감독은 토론토의 공격전술을 담당, 지난 시즌 토론토가 현재 리그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공간을 활용하는 전술과 3점슛 위주의 공격으로 전술을 탈바꿈한 것에는 널스 감독의 설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G-리그 감독으로 활약하던 시절, 무려 23명의 제자를 NBA에 올려 보냈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도 토론토 구단 관계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던 요인 중 하나였다.

1995년 영국을 방문했을 당시, 우연히 널스 감독이 이끄는 버밍험 불렛의 경기를 보게 됐던 유지리 단장은 끈끈한 조직력과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정적인 공격농구의 흐름을 보여준 널스 감독의 지도력에 매력을 느껴, 이때부터 개인적인 친분을 쌓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NBA 리그 경험이 일천했던 널스 감독이 토론토의 정식 어시스턴트 코치로 부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유지리 단장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 평소, 유지리 단장은 사석에서 널스 감독과 자주 만나 농구에 대한 서로의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널스의 감독 선임은 갑작스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유지리 단장의 설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유지리 단장은 이미 전부터 케이시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된다면 그 후임으로 널스를 염두하고 있었고, 널스의 감독 선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널스는 매우 뛰어난 감독이다. 그는 최고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널스 사단은 매우 혁신적인 사람들로 구성될 것이다. 이는 앞으로 올 시즌 게임을 통해 증명될 것이다”는 말로 널스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토론토는 지난여름 널스 감독의 승격과 더불어 널스 감독과 감독승격을 두고 끝까지 내부경합이 벌이던 렉스 칼라미안 어시스턴트 코치마저 LA 레이커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코치진 구성에 공백이 생겼다. 이에 유지리 단장은 코칭스텝 선임의 전권을 모두 널스 감독에게 일임, 다시 한 번 그에게 두터운 신뢰감을 보여줬다.  

1989년 23살의 이른 나이로, 졸업과 함께 모교인 노던 아이오와 대학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부임, 정식으로 코칭경력을 쌓기 시작한 널스 감독은 그간 유럽리그와 G-리그를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널스 감독의 말에 따르면 그가 유럽으로 건너갔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내에서 농구코치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G-리그와 NBA 등 미국 농구계는 농구선수로서 경험이 적고, 대학무대에서도 코치로서 보여준 성과가 없는 널스 감독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으며, 그의 지원서를 폐기처분했고, 이에 널스 감독은 부득이하게 미국이 아닌 유럽리그로 눈을 돌려야했다. 1990-1991시즌 영국의 더비 스톰에서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던 널스 감독은 그 인연을 발판으로 영국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1995년 버밍험 불렛의 감독직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영국과 벨기에 리그를 거치면서 감독 커리어를 이어간 널스 감독은 2000년과 2004년, 올해의 감독상까지 차지하는 등 영국무대에서 승승장구를 거듭, 감독으로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 오클라호마시티 스톰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부임해 미국무대로 돌아온 널스 감독은 2007년 아이오와 에너지 감독을 시작으로 꿈에 그리던 G-리그의 감독직을 맡게 됐고, 2011년과 2013년 소속팀을 G-리그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며, 올해의 감독상까지 수상하는 등 미국 내에서 지도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널스 감독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아이오와 에너지 감독을, 2011년부터 2013년까진 리오 그란데 밸리 바이퍼의 감독을 역임했다) 

이렇게 밑바닥부터 시작해 결국 토론토 랩터스의 제9대 감독이란 직함을 달고,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널스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전임 감독들이 해내지 못했던 ‘동부 컨퍼런스 정상 등극’이란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을 받아들었다. 이를 위해 널스 감독은 트레이닝캠프 때부터 발 빠르게 움직였다. Sporting New에 따르면 널스 감독은 프리시즌부터 고정된 라인업 없이 다양한 조합들을 시험대에 올리며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이 과정에서 시아캄만이 프리시즌 전 경기를 모두 출장, 프런트코트 전 포지션에 활용되면서 널스 감독의 신임을 받았고, 결국은 서지 이바카(29, 208cm)를 밀어내고 주전 파워포워드 자리를 차지했다. 대학시절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시아캄은 NBA 입성 후 약점으로 평가받던 공격력까지 좋아지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번 프리시즌에서도 볼 핸들링과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눈에 띠게 좋아졌단 호평을 들었던 시아캄은 올 시즌 정규리그 개막 후 6경기에서 평균 23.5분 출장 8.3득점(FG 55%) 5.5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빠른 발을 활용한 스위치 수비와 2대2플레이 수비에 능하다는 점도 시아캄이 주전 파워포워드로 낙점 받았던 또 다른 이유.(*시아캄은 2016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6순위로 토론토에 입단했다)

[줌 인 NBA] 카와이 레너드, 제임스 떠난 동부 컨퍼런스 집어삼키나?

반면, 벤치멤버로 보직을 이동한 이바카는 요나스 발렌슈나스(26, 213cm)와 센터 포지션의 출전시간을 양분하고 있다. 올 시즌 이카바는 정규리그 6경기 평균 27.8분 출장 14.5득점(FG 50.7%) 7.5리바운드 1.3블록을 기록 중이다. 최근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변신을 꾀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던 이바카는 센터로 활약해달라는 널스 감독의 요청에 따라 올 시즌은 아웃사이드 플레이의 비중을 줄이고, 리바운드와 수비 등 인사이드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널스 감독은 공격 시 이바카에게 플레이의 자율권을 부여, 당근을 선물하며 이바카의 플레이에 동기부여를 심어줬다.(*이바카는 정규리그 685경기 커리어 평균 12.1득점(FG 51.2%) 7.2리바운드 2.2블록을 기록 중이다)

실제, 널스 감독은 최근 Raptors Republic과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벤치멤버의 역할을 수락해준 이바카에게 매우 고맙다. 최근 우리 팀의 경기를 분석하면서 내가 꼽았던 최대의 약점은 스위치 수비에 약하다는 점이었다. 이에 나는 기동력이 좋은 시아캄을 주전 라인업에 올리기로 결정했고, 이바카에게도 납득이 되도록 충분히 이 이유를 설명했다. 이바카는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에서 모두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내가 이바카의 보직을 변경한 것은 결단코 그의 활용도를 줄이기 위한 결정이 아니다. 내가 내린 결정은 분명 이바카 개인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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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널스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발렌슈나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The Star의 보도에 따르면 널스는 감독으로 선임되자마자 제일 먼저 발렌슈나스가 휴가를 보내고 있는 리투아니아로 찾아가 발렌슈나스와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렌슈나스가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 널스 감독은 발렌슈나스에게 볼 핸들링 능력과 패스능력 향상에 힘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했다. 심지어 발렌슈나스가 미국으로 돌아와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하고 있을 때도 수시로 조언을 건네는 등 발렌슈나스의 성장에 많은 공을 기울였다. 

그 결과, 발렌슈나스는 하이포스트에서 인사이드로 찔러주는 패스능력이 눈에 띠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듣는 등 올 시즌 개막 후 정규리그 6경기에서 평균 19.2분 출장 12.7득점(FG 55.6%) 8.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 출전시간 대비 효율성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널스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는 발렌슈나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줄 위치가 아니었다. 허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오프시즌 나는 발렌슈나스의 발전과정을 쭉 지켜봤다. 내가 발렌슈나스에게 패서의 역할을 요구했던 이유는 그의 잠재력과 볼 없는 움직임이 좋은 다른 선수들의 능력까지 모두 살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는 말로 발렌슈나스의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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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백코트 진영에선 대니 그린(31, 198cm)의 부활이 돋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상과 노쇠화가 겹치며 기량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던 그린은 올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평균 30.7분 11.2득점(FG 44%) 5.2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 전성기 시절, 3&D의 정석이라 불렸던 호평을 다시 한 번 재현하고 있다. 대인수비력이 좋은 그린은 레너드와 함께 앞선부터 끈끈한 수비그물을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평균 45%(평균 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양쪽 윙사이드에 위치한 외곽슈터의 활용을 중요시하는 널스 감독은 엘리베이터 스크린 등 그린만을 위한 셋업으로 그의 부활을 이끌어내고 있다.

#2018-2019시즌 대니 그린 정규리그 개막 후 6경기 3점슛 성공률 분포도(*27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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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린은 토론토의 라커룸 리더 역할까지 맡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그린은 지난 홈 개막전에서 경기시작을 앞두고 동료선수들 모두와 일일이 허그 타임을 가지는 등 전학생의 신분이지만 빠른 시간 내에 토론토 젊은 선수들의 멘토가 되어주면서 팀 적응을 끝마쳤다. 널스 감독도 그린의 다양한 경험이 토론토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기폭제가 돼주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그린은 지난 14일, 리그 개막을 앞두고 토론토 지역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 홈팬들과도 계속해 소통을 이어가는 등 그린의 합류는 코트 안팎으로 토론토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National Post와의 인터뷰에서 토론토의 동부 정상 등극을 위한 비책으로 벤치전력의 성장을 언급했던 널스 감독은 자신의 말처럼 벤치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현재 부상으로 잠시 빠져있지만 프레드 반블리트(24, 183cm)도 이전과 다름없는 팀 내 비중으로, 널스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델론 라이트(26, 196cm)도 최근 사타구니 부상에서 회복해 코트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마찬가지 지난 시즌 깊은 부진의 수렁에 빠지며 먹튀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던 노만 포웰(25, 193cm)과 3점슛과 수비력이 좋은 C.J 마일즈(31, 203cm)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출전기회를 잡으면서 토론토의 로테이션 운용에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

일각에선 널스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유지리 단장의 결정이 내년 여름 레너드가 팀을 떠났을 때를 대비한 포석이라 바라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젊은 선수들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널스 감독이라면 리셋 버튼을 누른 뒤에도 온전히 팀의 새로운 설계를 맡길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허나, 어디까지나 올 시즌 토론토의 플랜 A는 NBA 파이널 우승과 함께 그 우승 프리미엄으로 레너드의 잔류와 또 다른 슈퍼스타를 에어 캐나다 센터로 불러들여 리그의 변방에서 리그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다만, 때때로 세상만사가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배우게 되는 진리 중 하나다. 때문에 과연 토론토가 자신들이 세운 최우선 계획대로 팀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지 토론토의 남은 시즌이 계속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크롤 압박에 불구하고,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점프볼 DB, 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NBA.com(*슛 차트)

#자료참조-ESPN, BASKETBALL REFERENCE, NBA.com



  2018-10-28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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