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사령탑' 첫발 이병근 감독 "대구 역대 최고 성적 향해"
"ACL 병행 위해선 알찬 선수 구성 필요…외국인 공격 자원 물색 중"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유독 '감독 대행'이 많았던 2020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선 한 해를 통째로 대행 체제로 보낸 팀도 있었다.
2년 연속 상위 스플릿에 진입해 5위로 마친 대구FC다.
지난해 초 동계 훈련을 시작한 뒤 안드레(브라질) 전 감독이 재계약 협상에서 구단과 이견을 보이다 떠나면서 이병근 당시 수석코치가 대행을 맡아 시즌 내내 팀을 이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연습 경기도 제대로 치르지 못해 준비에 타격을 입었던 대구는 시즌 초반 주춤하다 6월 4승 1무로 반등, 상위권 경쟁을 펼쳤다.
초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안착해 팀의 1부 최고 순위 타이기록을 남긴 이병근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 '대행' 꼬리표를 떼고 새해를 맞이했다.
5일부터 남해에서 동계 훈련을 지휘 중인 이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행일 땐 멋모르고 부닥친다는 마음이었는데, 정식 감독이 되니 걱정과 책임감이 무거워진 게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2006∼2007년 대구에서 뛴 적이 있다. 팀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지도자가 지휘봉까지 잡은 건 2003년 대구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감독은 "선수로 뛰고 감독도 되었으니 다른 분들보다 이 팀에 대한 마음이 더 크지 않나 싶다"며 "팬이 늘어난 만큼 기대감도 높아졌으니 그만큼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가 말하는 '결과'는 우선 K리그1 파이널 A 진출에 더해 5위를 뛰어넘는 대구의 역대 1부리그 최고 순위 달성이다.
대구는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이후 '흥행 돌풍' 속 2019시즌 5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올해도 '위쪽의 공기'를 맡고 싶다. 밑에 있으면 늘 불안하고 초조해야 한다. 발을 담그고 싶지 않다"며 "상위 스플릿 진입을 먼저 이루고, 그다음엔 구단의 역대 최고 순위를 만들어보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하면 올해는 대한축구협회(FA)컵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ACL에서 울산 현대의 우승, 수원 삼성의 8강 진출을 지켜보며 이 감독도 아시아 무대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 감독은 "대구가 2년 전 처음 ACL에 출전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경험이 있으니 올해는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며 "한국을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니 허투루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8년 FA컵 우승과 2019년 첫 상위 스플릿 진입, 지난해 리그 5위 유지 등 최근 대구의 모습은 하위권에서 맴돌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지만, 한계도 뚜렷했다.
특유의 빠른 역습을 앞세워 한 번 신바람을 내면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나가면서도, 얕은 스쿼드로 부상자 발생이나 체력 저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해 시즌이 흐를수록 힘이 떨어져 선두권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감독은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올해는 3개 대회를 동시에 치르려니 특히 그렇다"며 "그런 흐름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선수 구성을 알차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음처럼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김선민, 황태현, 이진현 등이 팀을 떠나고 다른 선수들의 이적설도 무성한 가운데 영입 소식은 아직 많지 않다. '에이스' 세징야가 건재하지만, 데얀과 결별하고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에드가는 개막 이후에도 자리를 비울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 선수도 새 얼굴이 필요하다.
대구는 우선 공격을 책임져 줄 카드를 물색 중이다.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을 잘 안다. 박기동과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초반을 잘 메워줘야 에드가 복귀 이후에 더 힘을 받을 수 있다"며 "구단에서도 열심히 찾고 있는 만큼 팀에 도움 될 선수가 올 거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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