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등판 앞둔 SK 윤희상 "행복하게 마무리하게 돼 기뻐"
"수술할 때부터 은퇴 염두…주변 도움으로 마지막 투구"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은퇴를 선언한 SK 와이번스 베테랑 투수 윤희상(35)이 마지막 선발 등판을 앞두고 "마냥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윤희상은 30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앞서 "선수로서 출전하는 마지막 경기지만, 출근하는 길이 즐겁더라"며 "마지막 한 타자를 상대하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데, 즐겁게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2004년 데뷔한 윤희상은 2018년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오랜 기간 재활에 집중했다.
그는 은퇴 갈림길에서 "후회 없이 딱 한 번 더 공을 던져보고 싶다"며 힘든 훈련을 이겨냈고, 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96일 만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두 경기에 더 출전한 윤희상은 은퇴를 선언했다.
SK는 그동안의 공로를 높게 평가해 윤희상에게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선발 등판이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윤희상은 30일 LG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한 타자만 상대한 뒤 공을 박종훈에게 넘길 예정이다.
윤희상은 "원래 선발등판 전날엔 많은 생각에 잠기곤 하는데, 어젯밤엔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잠들어버렸다"며 웃은 뒤 "오늘 하루는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신나는 하루를 보내자는 생각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을 결심할 때부터 은퇴를 생각했다"며 "구단에서 재활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멋진 순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재활 훈련 중 어깨 상태가 악화해 심한 통증이 있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마지막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며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고 싶나'라는 말엔 "스트라이크를 잡겠다"고 짧게 말했다.
가족들에 관한 질문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윤희상은 "난 행복한데, 어머니가 서운해하셨다"며 "많은 생각이 드시는 듯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을 떠올렸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나'라는 질문을 받자 "내가 그 정도의 선수는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저은 뒤 "'그 시대에 저런 투수가 있었구나'하는 정도로 기억에 남으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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