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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양보할 생각 없죠'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말하는 과거-현재-미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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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금)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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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10.12 (금) 01:02

                           

'우승은 양보할 생각 없죠'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말하는 과거-현재-미래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67)의 배구 여정(旅程)은 종착점을 모른다. 이탈리아, 이란을 거쳐 돌아온 한국 V-리그에서 그는 지난 봄 대한항공을 창단이후 첫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그 자신도 감독인생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었다고 감격했던 노 감독은 이내 새 퍼즐을 손에 들었다. 대한항공도, 자신도 오랜 우승 갈증을 해소했지만 이제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새로운 길에 나섰다. 박 감독이 다시 세운 좌표는 역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두 번째 우승이다.    



 



박 감독은 새 시즌을 어떻게 구상했을까?



 



'우승은 양보할 생각 없죠'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말하는 과거-현재-미래



 



 



제천·KAL컵에서 확인한 성과와 과제



 



감독 인생 처음으로 V-리그 챔피언에 오른 박기원 감독은 어느 해보다 바쁘게 비시즌을 보냈다. 우승팀 감독이 되자 언론 접촉이 잦아진데다  아시아배구연맹 코치위원장 자격으로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인도네시아도 다녀왔다. 곧바로 9월8일 개막한 제천·KAL컵(제천컵)에 출전, 시즌 전초전도 치르고 돌아왔다. 대한항공은 하지만 제천컵에서 예선탈락의 고배를 들고 말았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약간 예상을 빗나간 제천컵 결과에 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Q. 처음으로 챔피언이 되시고 매우 바쁜 비시즌을 보냈습니다. 인터뷰도 많이 하고 아시안게임에도 다녀왔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잖아요. 바쁘긴 해도 굉장히 즐거웠던 비시즌이었던 것 같네요.



 



Q. 제천·KAL컵도 치르고 왔습니다. 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차출이 많아 훈련 기간이 부족했는데, 컵 대회는 어떻게 보셨나요.



 



컵 대회를 두고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야 맞는 겁니다. 이번 컵 대회는 결과만 놓고 보면 100%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요소라면 V-리그가 시작하기 전에 미리 점검해야 할 요소를 몇 가지 찾았다는 점? 그건 도움이 되겠네요.



 



Q. 컵 대회 첫 경기를 앞두고 본래 국가대표를 다녀온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 쓰겠다고 했지만 계획을 바꿨습니다. 당시 여러 가지 이유를 이야기했는데 팬들을 위한 게 가장 크다고 봐야 할까요.



 



프로는 결과로 말하고 팬들을 위함이라는 건 승리로 보여주는 거잖아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일본 초청팀인 JT 선더스와 삼성화재가 외국인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도 외국인 선수가 없지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대회 직전에 계획을 바꾸고 국가대표를 다녀온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지만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고 했어요. 결과적으로 좋진 않았어요.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고 거기에 굉장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Q. 컵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우리카드전이 끝나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앞서 말한 시즌 전 점검 요소를 언급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부분일까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로 시간을 돌려야 할 것 같아요.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 결정전까지 컵 대회 직전에 쭉 돌려봤죠. 플레이오프에서는 첫 경기를 지고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올라왔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2차전부터 모두 3-0으로 승리했죠. 밖에서 볼 때는 우리가 월등하게 잘한 것 같지만 실제로 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컵 대회가 끝나고 나서는 챔피언 자리를 지키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죠. 그런 맥락에서 접근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동시에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태도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에요. 아무리 피곤하고 체력이 바닥났다고 하더라도 상대에 밀려서는 안 되는 상황이죠. 그걸 해내지 못한다는 건 밖에서 보면 최선을 다했다고 보이지 않는 거죠. 우리는 결과로 이야기를 해야 했던 거니까요. 정확히 말하면 태도라기보다는 정신적인 무장에 관한 이야기로 봐야겠네요.



 



 



 



“선수들을 믿었고, 결과로 돌아왔죠” 첫 우승, 감동의 순간을 돌아보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챔피언 결정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대한항공. 하지만 바로 다음 시즌 설욕에 성공하며 대한항공은 창단 첫 우승, 박기원 감독 역시 감독 이력에 처음으로 ‘V-리그 우승’을 써넣었다. 감독 인생의 퍼즐을 완성했다던 그 순간을 다시 짚어봤다.



 



'우승은 양보할 생각 없죠'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말하는 과거-현재-미래



 



Q. 대한항공 엠블럼에 첫 별을 새긴 지 반년 정도 지났습니다. 챔피언이 확정되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면 어떤 기분인가요.



 



챔피언 결정전을 돌아보면 3~4차전은 오히려 마음이 안정된 상태였어요. 2차전까지가 더 흥분되고 긴장한 상태였죠. 챔피언 결정전까지 정말 어렵게 올라왔는데, 선수들이 생각한 것 이상의 배구를 보여줬어요. 챔피언 결정전까지 하루 쉬고 경기하는 패턴이 반복됐는데, 체력이나 정신적인 면, 기술적인 면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배구를 하더라고요. 2차전까지 그런 경기력을 선보이는 걸 보면서 이후에는 차분해졌던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2차전까지 치르고 나서는 확실히 기회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든 건가요.



 



선수들을 더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경기 수준과 결과가 나왔으니까요. 믿음이 커지니 마음도 안정된 거죠.



 



Q.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전 시즌 챔피언 결정전 패배를 잊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확실히 그런 패배는 기억에 오래 남나요.



 



매일 생각하는 건 아니죠. 그만큼 굉장히 가슴 아팠다는 이야기죠. 승부의 세계에서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하는 건 아쉽고 안타깝고 화나는 일이죠. 우승 기회를 놓치고 나면 뇌리에 새겨져서 하루에 두세 번씩 생각날 때도 있고 10번 생각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고자 하면 그런 걸 버텨내겠다는 각오가 있어야죠.



 



Q. 우승과 함께 받고 싶었던 감독상도 받았습니다. 당시 수상 소감을 하려고 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잊어버렸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났지만 혹시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기억나시나요.



 



솔직하게 말하면 그냥 둘러댄 거였죠(웃음). 원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언변도 없어서. 굳이 하려고 하면 통상적인 이야기들이죠. 대한항공에서 기회를 주고, 선수들이 잘해주고. 사실 다 아는 이야기잖아요. 



 



Q. 하지만 우승으로 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시즌 후반에 선수단 컨디션을 맞추며 오히려 초중반까지 어려움을 겪고 4위까지 떨어졌습니다. 당시에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V-리그 개막 이후 챔피언 결정전까지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 틈이 없어요. 약 5개월 동안 일주일에 두 경기씩 치르고 플레이오프부터는 이틀에 한 번씩 경기해요. 일정상 굉장히 빠듯하죠. 구단 입장에서는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모두 잘하면 좋겠지만 하나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확실하게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감독직을 걸고 시즌 후반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운영한 거죠. 굉장히 위험하긴 했어요.



 



Q. 하지만 5라운드 전승을 달리며 결국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5라운드 전승을 달릴 때 뭔가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나요.



 



5라운드에 들어가기 전에 올스타 브레이크가 있었잖아요. 그때 선수들한테 자신감을 심어줬어요. 넌 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난 너희를 믿는다고. 연습이 힘들면 쉬어도 되고, 연습 중에 어떤 걸 더 하고 싶으면 더하자고. 그리고 선수들한테 맡겼어요. 그런 게 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후에 선수들이 스스로 치고 올라오더라고요.



 



Q. 선수들의 심리적인 측면과 마인드를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들한테 원하는 게 뭔지 많이 물어봐요. 선수와 감독이 수직관계는 아니잖아요. 지금 대한항공 선수 중에 운동을 더해야 하는데 힘들다고 하지 않겠다는 선수는 없어요. 스스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생각하죠. 선수들이 먼저 그렇게 최선을 다하고 컨디션을 만들어주니 감독으로서는 선수들한테 묻고 자율적인 분위기로 만들어갈 수 있는거죠.



 



Q. 우승 직후 한선수 선수가 농담조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건 좋은데 화는 좀 그만 내시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기나 연습에 들어갔을 때는 선수들 집중하라고 그런 거죠. 소소한 부분 하나도 놓치기 싫었으니까요. 그런 마음이 아니라면 화낼 일도 없었겠죠.



 



Q. 대한항공 선수들이 비시즌 인터뷰를 통해 우승 이후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수들의 이런 마인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실제로 그렇게 느끼나요.



 



제가 선수들에게 바라던 게 그거였죠. 전 대한항공 선수들이 우승하면서 배구에서 최고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숙소 생활부터 사생활까지,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로 놀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면에서든 우리 선수들이 최고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Q. 확실히 그런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거군요.



 



그럼요. 예전에는 연습하면 화도 자주 냈는데 화를 내는 빈도도 점점 줄고 있어요. 선수들이 알아서 잘해주니까요.  



 



 



'우승은 양보할 생각 없죠'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말하는 과거-현재-미래



 



“모두 입단하고 싶은 명문팀, 그냥 되는 건 아니죠.”



 



박기원 감독은 감독으로서 최종 목표는 우승을 넘어 모두가 뛰고 싶은 팀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구선수라면 누구나 입단을 원하는 그런 명문팀이다. 박기원 감독이 그리는 ‘모두가 뛰고 싶은 팀’은 어떤 팀일까?



 



 



Q. 이전 인터뷰 중, 우승도 목표지만 모두가 뛰고 싶은 팀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습니다. 이건 성적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라고 봐야 할까요.



 



그건 아니에요. 조금 더 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에요. 국제배구연맹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배구 선수들의 은퇴 이후 삶이에요. 축구나 농구와 비교해 연봉이 적기 때문에 40대 즈음 은퇴를 해도 이후가 보장이 안 되는 거죠. 실제로 은퇴 이후 평생 먹고살 돈을 번 선수는 배구계에 얼마 없어요. 이번에 신영수 선수가 은퇴 이후 사무국 직원으로 일하게 됐잖아요. 구단에서 배려한 거죠. 그런 방면으로 노력 중이고 단장님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그러면 세계에서 제일 멋있는 팀 되는 거 아니겠어요? 우리 선수는 끝까지 책임지고 도와주겠다는 거죠.



 



Q. 신영수 선수는 그런 과정의 출발점인 셈이네요.



 



그렇다고 봐야죠. 제가 팀에 처음 왔을 때 단장님이 먼저 그와 관련한 언급을 했어요. 선수들에게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저도 매우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했고 세계적인 이슈라고 힘을 보탰죠.  



 



Q. 단순히 배구를 잘하는 팀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생으로 접근하는 거군요.



 



그게 가장 큰 일 아니겠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배구 내적인 이야기인데, 즐기면서 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요. 경기의 스트레스는 있겠지만 연습 때는 즐겁게 할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드는 거죠.  



 



 



“우승 못했던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V2를 향해 나아가다



 



이제는 ‘디펜딩 챔피언’이 된 대한항공.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장기간 국가대표 차출로 시작하기 전부터 만만치 않은 과제를 떠안았다. 창단 후 첫 우승에 이은 2연패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은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을까?



 



 



Q. 다음 시즌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맞이합니다.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졌을 듯합니다.



우승하고 한 달간 휴가를 다녀오고 다시 연습에 들어갔을 때는 솔직하게 말하면 여유가 있었어요. 여유도 생기고 우승의 기쁨을 좀 더 즐기려고 했죠. 그런데 시즌이 다가올수록 더 불안해지더군요. 그래서 컵 대회가 끝나고 훈련 내용을 세분화해서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죠. 동시에 우승을 못 했던 2년 전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했고요.



 



Q. 컵 대회도 주축 선수들을 모두 투입하며 엇박자가 난다고 했는데, 그런 점은 신경 쓰일 것 같습니다.



 



그렇죠. 하지만 국가대표 선수들 체력 문제라든가, 그런 것들을 핑계 대고 싶지는 않아요. 우선은 긴급하게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했어요. 우리가 설령 국가대표 선수들의 체력 문제로 V-리그 성적이 안 좋더라도 면죄부가 생기진 않아요. 그러려고 시즌에 임하는 게 아니잖아요. 국가대표 선수들은 일일 연습량 조절과 휴식을 통해서 최대한 철저하게 관리해줄 생각입니다. 프로는 결국 결과로 말해요. 그래도 지난 시즌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도 극복했잖아요. 올 시즌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Q. 지난 컵 대회 첫 경기인 JT전을 앞두고는 지난 시즌과 달리 초반부터 치고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계획은 여전히 변함없는 건가요.



 



다가오는 시즌 목표는 통합우승이니까요. 우리 팀이 주축 선수들 나이도 좀 있는 편이고 비시즌 훈련도 엇박자가 난 상황이라 그런 것도 필요하죠. 뒤를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야죠.



 



Q. 주축 선수들의 나이대가 높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걱정할 요소인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보다는 미래를 향한 걱정일 텐데요.



 



그래도 우선 장기적인 상황을 위해 여러 가지 대비를 하고 있어요.  



 



Q. 그  계획에는 임동혁 선수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선수들이 포함됐겠군요.



 



임동혁은 컵 대회에서도 밝혔듯이 한국을 대표하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키우겠다고 말은 했지만, 나이로 따지면 이제 대학교 1학년이에요.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건데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는 임동혁 마음먹기 나름이죠. 팀에서는 기회도 제공하고 모든 걸 투자하겠지만요. 신인 드래프트도 같은 맥락인데, 당장 세대교체를 한다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하려는 중입니다. 감독으로서 꼭 해야 할 일이죠. 한 팀의 감독이라면 팀의 미래도 생각해야 합니다.



 



Q. 2018~2019시즌 초반에 목표로 하는 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순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3위 안에 드는 게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의 바람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첫 세트 경기력이죠. 지난 시즌 우리가 첫 세트 승률이 굉장히 낮았어요. 반면 첫 세트를 이긴 경기는 거의 다 이겼고요. 왜 첫 세트부터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우선 이걸 해결할 생각이에요. 두 번째는 나오면 안 되는 범실이 많다는 거죠. 아마 통계를 낸다면 V-리그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겁니다. 우선 하나를 해결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생각입니다. 



 



Q. 그런 문제점을 고쳐나가며 구단 엠블럼에 새 별을 새기는 게 목표일 것 같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새로 새긴 별이 크게 보이는데, 하나 더 달아서 크기를 줄여보겠다고 했는데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별을 다른 팀에 양보할 생각은 없어요. 구단간 전력이 평준화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존 상위권 팀이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오는 팀과 달리 기회가 조금 더 있는 셈이니까요. 엠블럼도 바로 바꾸고 유니폼도 새 걸로 또 맞춰야죠(웃음). 



 



'우승은 양보할 생각 없죠'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말하는 과거-현재-미래



 



Q. 지난 시즌 우승으로 감독 인생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고 했지만 이후 인터뷰에서는 그걸 걸어야 완성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의미로 보면 될까요.



 



사진도 그렇지만 찍고 액자에 넣어서 걸어놔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야 진짜 완성이죠. 가슴에 별 하나 더 달면 걸어두는 것까지 되는 거 아닐까요? 사실 욕심이라면 욕심인데, 지금 선수단 능력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그림을 액자에 넣고 걸 때, 짧은 문구 같은 것도 한 줄씩 넣는데요. 완성한 퍼즐을 걸어두고 문구를 하나 넣는다면 어떤 내용을 쓸 수 있을까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써넣지 않을까 싶네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배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 건 배구뿐이에요. 제일 좋아하는 것도 당연히 배구죠. 제일 좋아하는 걸 지금까지 하는 거잖아요. 지금까지 국가대표로 올림픽도 나갔고 해외에서 선수, 감독 생활도 해봤고 한국에서도 감독으로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죠. 배구인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걸 해봤어요. 이 정도면 제일 행복한 사람 아닐까요? 물론 우리 마누라도 그렇게 말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글/ 서영욱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8-10-12   서영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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