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뛰는 싱가포르 축구선수, 병역 기피로 옥살이 위기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 소속의 싱가포르 출신 선수가 병역 기피 의혹을 받으며 감옥에 갇힐 위기에 놓였다.
19일(한국시간) BBC와 미러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방부는 풀럼 소속 미드필더 벤 데이비스의 병역 의무 이행 연기 신청을 기각하고 그를 '불이행자'로 규정했다.
2000년생인 데이비스는 태국 푸껫에서 태국 출신 어머니와 영국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싱가포르의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에서 일하면서 싱가포르로 가 국적을 취득했다.
지난해 7월 싱가포르 국적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팀과 프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화제가 된 그는 지난해에도 병역 연기를 신청했는데, 향후 이행 계획을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적의 남성과 2세대 영주권자는 18세가 되면 군, 경찰 등에서 2년간 복무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4개월 실형에 처하며, 기피한 기간에 따라 3년까지 늘어난다.
스포츠 선수는 올림픽 등 큰 국제대회에 출전해 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연기가 가능하며, 신체적 결함이 없는 한 면제는 없다.
데이비스 측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발전 속도 등을 들어 병역 이행 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싱가포르 국방부는 특정인의 경력 관리를 위해 이를 받아들이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맞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데이비스가 사실 풀럼과는 영국 국적자로 계약했고, 병역 연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싱가포르 국적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싱가포르 국방부가 그의 신청을 거부한 요인이 됐다.
처음엔 데이비스를 지지하던 싱가포르축구협회도 "크게 실망했다"며 이제 돌아서는 분위기다.
데이비스는 싱가포르 19세 이하(U-19) 대표로 경기에 출전했고, A매치 데뷔는 못 했으나 성인 대표팀에 소집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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