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4일 제21기 제5차 이사회를 열고 외국선수 출전방식 변경을 의결했다. 핵심은 1인 보유, 1인 출전으로 줄어든 국내선수들의 활약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변화를 줬지만, 의문이 드는 점도 있다. 점프볼은 대표적으로 의문을 주고 있는 세 가지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보려 한다.
Q1. 외국선수 제도 변화의 이유
첫 번째, 외국선수 제도 변화의 이유는 무엇일까. 2017-2018시즌 WKBL은 외국선수 2인 보유, 1인 출전 및 3쿼터 동시 출전을 시행했다. 팀 전술의 변화와 경기 흐름에 다양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던 WKBL은 한 시즌 만에 외국선수 제도를 변화했다.
WKBL 양원준 사무총장은 “핵심은 국내선수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WKBL의 경기력 향상을 만들어내려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3쿼터에 외국선수 2명을 동시 출전하는 것이 결코 리그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야기 했다.
양 총장의 말은 결코 틀리지 않다. 외국선수 2명이 동시 출전하는 3쿼터에 국내선수들의 활약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보유한 팀들조차 외국선수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WKBL의 외국선수 동시 출전 폐지는 국내선수들의 출전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책이었다.
그동안 살펴본 WKBL 6개 구단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3쿼터 외국선수 동시 출전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국내선수가 살아나야 한다는 목적 아래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Q2. 찬·반이 분명한 재계약 제도 폐지
그러나 모든 일에 100% 찬성은 없다. WKBL은 외국선수 제도를 변화시키면서 재계약 제도를 폐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최대 2년까지 재계약이 가능했지만, 형평성을 이유로 모든 외국선수 계약을 리셋했다.
양 총장은 “2인 보유였을 때는 재계약 시 외국선수 선발 순위가 최하위로 내려갔다. 2라운드 외국선수 선발에 대한 부담을 줬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인 보유일 때 현재 선수들을 재계약하게 되면 우리의 의도가 무너진다. 형평성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WKBL의 생각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이미 다미리스 단타스와 재계약 할 생각이 있었던 KB스타즈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안덕수 감독은 “규정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예 기간을 두고 미리 이야기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미 정해진 부분에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다. 다시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1인 보유, 1인 출전일 경우 이미 리그 적응을 완료한 외국선수를 보유한 팀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외국선수 선발에 대한 위험성도 없어 많은 이점이 있다. 재계약 제도를 갑작스럽게 폐지한 부분은 아쉽지만, 현재 WKBL이 비상사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본다”며 재계약 폐지에 대해 돌아봤다.
Q3. KDB생명의 구단운영 포기, 제도 변경에 영향 있었을까
그동안 점진적으로 외국선수 제도 변화의 움직임을 가졌던 WKBL과 각 구단들은 KDB생명의 구단운영 포기 이후 속도를 높였다. 당장 선수단 운영도 빠듯한 상황 속에서 외국선수를 2인 보유하게 되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양 총장은 “사실 그동안 외국선수 제도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KDB생명의 문제와 맞물려 속도가 빨라진 것은 있으나, 변화의 핵심 이유라고 설명하기는 힘들다”라고 말을 아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선수 제도 변화는 순차적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재계약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KDB생명이 구단운영 포기를 선언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위탁 운영을 했을 때 최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외국선수를 1명 보유로 줄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이야기 했다.
외국선수 제도는 어떤 스포츠를 보더라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팀 성적과 직접적으로 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WKBL 각 구단들은 국내선수들을 살리자는 취지가 있었음에도 외국선수 2명 보유를 쉽사리 포기하지 못했다. 국내선수가 약한 팀들은 외국선수를 잘 뽑아 좋은 성적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KDB생명의 문제가 터지면서 많은 구단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결국 각자 팀들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함께 생존하려는 의지가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기자), WKBL 제공
2018-03-14 민준구([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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