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틀 앞두고도 미정…'중계 없는 평양 원정' 현실화 하나
월드컵 2차 예선 마케팅 권리는 개최국 소유…AFC도 강제할 방안 없어
방송 관계자 "중계 에이전시 막판 협상 중…14일 결과 나올 듯"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29년 만의 '평양 원정'이 중계 없이 치러질 위기에 놓였다.
북한 원정 관련 소식에 밝은 한 방송 관계자는 "현재 중계 에이전시에서 북한에 들어가 마지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13일 전했다.
이어 "14일께 최종 협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지만, 아마 중계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 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0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방북 일정과 방법을 조율하기 위한 대한축구협회의 협조 요청에 응답이 없던 북측은 10일에 이르러서야 베이징을 경유한 대표팀의 평양 입국을 허가했다.
벤투호는 13일 에어차이나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으로 떠나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 방북길에 오른다.
북측이 너무 늦게 일정 조율에 나서면서 한국 응원단과 취재진, 중계 방송단의 방북은 무산됐다.
북한 입국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북측의 초청장이 필요한데, 대표팀 선수들과 축구협회 관계자 외에는 이를 받지 못했다.
경기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추가적인 비자 발급이나 항공편 예약은 사실상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축구협회가 취재를 불허했다기보다는 타국민이 북한을 방문할 때 필요한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것"이라며 "축구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관여할 수 없다"고 전했다.
국내 방송 중계진의 방북이 무산된 가운데, 북한이 국제방송 신호를 제공할지도 미지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의 경우 최종 예선은 AFC가, 2차 예선까지는 개최국 협회에서 티켓 판매 및 TV 중계권 등 마케팅에 관한 권리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2차 예선인 이번 평양 원정에서는 AFC도 북한에 중계 협조를 요청할 수 있을 뿐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북한전 주관 방송사인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경기 시간에 맞춰 편성을 잡아 둔 상태지만, 킥오프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달 5일 평양에서 열렸던 북한과 레바논의 조별 예선 1차전 경기에서도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았다.
북한이 2-0으로 승리를 거둔 당시 경기는 다음 날 조선중앙TV에 녹화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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