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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남자' 오선진 "독하게 준비한 2019, 치열하게 야구하겠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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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8 (수) 09:03

                           


'착한 남자' 오선진 "독하게 준비한 2019, 치열하게 야구하겠다"

"11살 차 후배 정은원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 했다'는 생각 많이 해"

하주석 이탈한 한화 유격수 자리에서 타율 0.296으로 활약 중





'착한 남자' 오선진 독하게 준비한 2019, 치열하게 야구하겠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오선진(30·한화 이글스)을 가까이서 본 지도자, 동료들의 평가는 한결같다.

"정말 착한 선수다. 야구도 참 예쁘게 한다."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성격과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 재능'을 칭찬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는 아쉬움도 담겼다.

김인식, 한대화, 김성근 전 감독 등 오선진을 지켜본 모든 전 한화 사령탑이 "오선진은 너무 착하다. 야구할 때는 독해야 한다"고 했다.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오선진은 "독해져야 한다는 말, 정말 많이 들었다. '심판에게 어필도 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화도 내보라'는 조언도 많이 하셨다"고 떠올리며 "내 나름대로는 '독하게 야구한다'고 생각했다. 표현하는 방식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독기가 부족하긴 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한 마디가 이어졌다. "20대에 찾아온 기회와 30대에 다시 잡은 기회는 다르다. 올해는 독기를 품고 준비했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착한 남자' 오선진이 품은 독기는 성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오선진은 7일까지 타율 0.296, 출루율 0.391로 활약 중이다. 10개 구단 유격수 중 김하성(키움 히어로즈, 타율 0.341·출루율 0.430) 다음으로 타율과 출루율이 높다.





'착한 남자' 오선진 독하게 준비한 2019, 치열하게 야구하겠다



◇ 2군 스프링캠프에서 키운 독기 = 독기를 품은 계기가 있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오선진을 제외했다. 그리고 "오선진이 자극을 받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선진은 2군 선수단과 함께 일본 고치에서 훈련했다.

그는 "그래도 퓨처스 캠프 주장이었다"고 웃으며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2군 캠프에서 겨울을 보냈다. '이곳에서도 준비를 철저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신경이 쓰이긴 했다"고 털어놨다.

오선진은 "훈련할 때는 정말 즐거웠다. 퓨처스 캠프에 후배들이 많았는데 모두 의욕이 넘쳤다"고 말하면서도 "훈련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면 '1군에 올라가지 못하고 조용히 유니폼을 벗는 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다음 날 훈련이 시작되면 내 안에 독기가 살아나는 걸 느꼈다"고 했다.

한용덕 감독은 시즌 시작과 동시에 오선진을 1군으로 불렀다. 그리고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3월 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하자, 오선진에게 유격수 자리를 맡겼다.

친한 후배 하주석의 부상에 오선진도 마음 아파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하주석의 자리를 메워야 했고, 오선진은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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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살 차' 정은원과의 키스톤 콤비 = 그라운드에 서면 '11살 차' 후배 정은원(19)이 오선진에게 기분 좋은 자극을 준다.

유격수 오선진은 2년 차에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정은원과 키스톤 콤비를 이룬다.

오선진은 "평소에는 은원이와 나이 차를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기록 등을 살피다 보면 은원이를 다시 보게 된다"며 "은원이는 정말 대단하다. 더그아웃 등에서는 예의 바른 후배인데 경기를 시작하면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후배지만, 보고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2008년 고졸 신인이었던 오선진도 '차세대 주전 내야수'로 주목받았다.

오선진이 한화에 입단한 2008년 김인식 당시 한화 감독은 그를 백업 2루수로 활용했다. 오선진은 또래보다 일찍 1군 무대를 경험했다.

오선진은 "김인식 감독님, 유지훤 당시 수석코치께서 정말 많이 가르쳐주시고, 기회도 많이 주셨다"고 회상했다.

2012년 한대화 당시 한화 감독은 오선진을 주전 3루수로 썼다. 오선진은 그해 110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오선진은 2013년 다시 백업 내야수로 돌아갔다.

오선진은 11살 차 정은원을 보며 11년 전을 떠올린다. 그는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선수였다. 좋은 지도자, 선배들을 만나서 배울 기회도 많았다"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건, 모두 내 탓이다. 은원이를 보면서 '왜 나는 그때 저렇게 악착같이 하지 않았을까'라고 후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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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에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겠다" = 서른 살에 찾아온 기회. 오선진은 "이 기회마저 놓치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도 내가 마냥 '어린 선수'일 줄 알았다"고 웃으며 "그런데 이제 나도 중고참이 됐다. 그래서 두렵고, 책임감도 커진다"고 털어놨다.

독해진 오선진은 독하게 훈련하고, 치열하게 경기를 치른다. '30대 내야수'에 어울리는 안정감도 키우고 있다.

오선진은 "백업 내야수일 때는 하루에 한 타석도 서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타석에 서면 마음이 조급했다"며 "지금은 차분하게 투수의 공을 본다. 타율과 출루율이 오른 것도 차분함 덕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격에서 합격점을 받은 오선진은 수비에 더 마음을 쓴다.

오선진은 "(하) 주석이는 워낙 넓은 수비 폭을 지닌 유격수다. 팬들께서 '오선진 수비 폭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알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당연히 수비 폭을 넓히려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잡아야 하는 공은 확실하게 잡는 유격수'가 되고자 한다. 투수들이 '오선진 쪽으로 공이 가면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도록,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오선진은 올해 실책 3개만을 범했다.

곳곳에서 오선진을 향한 칭찬이 쏟아진다. 하지만 오선진은 들뜨지 않는다.

오선진은 "다른 주전 유격수라면 당연히 내야 할 수준의 성적이다"라고 몸을 낮추며 "기량이 하루 만에 크게 늘지 않는다. 그럴 나이도 아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한 내야수'답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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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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