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팀 격돌' 이상렬·석진욱 "이런 날이 오네요, 꿈만 같아"
(안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석진욱 감독도 꿈만 같다고 말하더군요. 이런 날이 오네요. 좋은 경기 보여주자고 서로 다짐했습니다."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이상렬 감독이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다.
이 감독과 석 감독이 꿈만 같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두 팀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올 시즌 남자부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두 팀은 나란히 개막 후 5연승을 질주하며 남자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였던 두 팀이 이제는 1라운드 전승 팀을 가리는 '빅 매치'의 주인공이 됐다.
이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가고 있다"며 "꿈만 같다. 계속되는 연승이 부담스럽긴 한데 승수를 챙길 땐 챙겨야죠"라고 승리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승패를 조절할 수도 없고, 선수들에게도 '승수를 챙길 수 있을 때 빨리 챙기자'고 당부했다"며 웃으며 전했다.
다만 이 감독은 언젠가는 큰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외국인 선수인) 케이타의 체력적인 문제가 제일 걱정"이라며 "파워가 있으면 쉽게 득점할 텐데, 파워가 덜어진다. 휴식을 많이 주고 있지만 사실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쓰나미를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공격 루트가 평범하다. 오늘 같은 경기도 우리가 득점 면에서는 OK금융그룹보다 나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만 보면 OK금융그룹이 낫다"고 했다.
낯선 순위표가 어색하기는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석 감독이 '우리 두 팀이 여기까지 올 거라고 예상하셨어요'라고 묻더라"면서 "일단 이기는 팀이 술 사기로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석 감독은 이 감독의 얘기를 전해 듣고는 "마음 편하게 하려고 한다"며 "술은 얻어먹어야죠"라고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에게 매 라운드 4승 2패만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5승까지 해줬다"며 "계속 이겨야 한다든지, 전승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실력대로만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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