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 목표' 초과 달성한 kt,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타선의 힘 재확인·지친 불펜에도 희망이…KIA·삼성전 다시 고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kt wiz가 단기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 2주간 이어진 '강팀과 연전'에서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달 21일 인터뷰에서 "2주간 잘 버티는 것이 목표"라며 "2주간 승률 5할만 해도 이후 치고 나갈 힘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NC 다이노스에 1승 2패로 밀렸지만, 한화 이글스에 2승 1패, LG 트윈스에 2승 1패, 키움 히어로즈에 2승 1패로 3번의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12경기 승률은 0.583. 목표 초과 달성이다.
고비를 잘 넘기면서 자신감도 키웠다.
내용도 좋았다.
현 리그 최강 NC에는 2연패 뒤 승리를 따냈는데, NC 에이스로 성장한 구창모를 무너뜨리고 19-6 대승을 거뒀다.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던 구창모가 4이닝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면서 시즌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실패한 경기였다.
한화에도 1패 뒤 2연승을 했는데, 6월 부상과 부진으로 걱정을 안겼던 외국인 듀오 윌리엄 쿠에바스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승리를 따내 마음을 가볍게 해줬다.
LG에는 3연전 첫 경기를 연장 끝내기 패배로 내줬지만, 다음 날 경기에서 11-5로 대승하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연장 재역전으로 승리해 첫 경기의 아쉬움을 완벽히 설욕했다.
키움과의 싸움도 치열했다. 3일 3연전 첫 경기는 9회 말 끝내기로 가져갔다. 4일은 키움에 막판(8·9회) 대량으로 점수를 내줘 역전패했다. 그러나 5일은 초반부터 키움 마운드를 두들겨 10-5로 시원하게 승리를 따냈다.
이 과정에서 타선이 더욱 불타올랐다. 6일 기준 kt의 팀 타율은 0.297로 리그 단독 2위다. 2주 전 공동 3위(0.293)에서 한 층 향상됐다.
'강한 2번'으로 자리 잡은 황재균의 시즌 타율은 12경기를 치르기 전 0.264(6월 21일)에서 0.306으로 대폭 상승했다.
이 기간 황재균은 홈런도 3개 날려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홈런 6방, 배정대도 홈런포 4방을 터트리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kt의 팀 득점권 타율은 0.289로 리그 6위다. 높은 팀 타율과 비교해 득점 생산 효율이 낮다는 것이 고민이었지만, 2주일 동안 3차례 10점 이상 대량 득점을 하면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키웠다.
불펜 피로도는 여전한 숙제다.
핵심 필승조 투수인 주권과 유원상이 12경기 중 각각 8경기, 9경기에 등판했다. 워낙 접전이 많았던 탓에 지는 상황에서도 등판하는 일이 많았다.
이들의 헌신 덕분에 5할 목표를 채우기는 했지만, 불펜의 휴식 없는 잦은 등판은 장기적으로 불안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희망이 있다면 이상화, 금민철, 전유수 등 베테랑 투수들이 주권과 유원상의 짐을 분담해줄 '구원 투수의 구원 투수'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공백기가 있었던 탓에 아직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적응기를 거쳐 예전의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kt의 허리를 확실히 받쳐줄 수 있는 자원들이다.
여기에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했던 마무리투수 이대은도 이번 주 복귀할 예정이다. 현재 마무리 역할을 하는 김재윤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필승조로 부상한 조현우와 불펜 전환에 도전하는 김민도 kt 불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휴식기에 들어간 선발투수 소형준과 배제성이 이달 중순께 돌아오면 kt 전력은 한층 탄탄해진다.
kt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고비'에서 5할 이상 승률을 거뒀지만, 시즌 승률은 여전히 4할대(0.472)로 전체 7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목표인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려면 5위 KIA 타이거즈(승률 0.540), 6위 삼성 라이온즈(0.537)를 넘어야 한다.
마침 kt는 7∼9일 KIA와, 10∼12일 삼성과 맞붙는다. 이 새로운 고비가 진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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