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석 "트레이드 알고 있었다…신인 같은 마음으로"
김광국 등 이적생과 함께 한국전력 이적 첫 경기서 팀 첫 승 견인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파격 트레이드'의 주인공인 베테랑 센터 신영석(34)이 현대캐피탈을 떠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국전력의 2020-2021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
신영석은 지난 13일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의 푸른 유니폼에서 한국전력의 빨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현대캐피탈에서 주장을 맡고 있던 터여서 충격이 컸다.
그리고 이틀 후인 1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벌인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블로킹 3개와 서브에이스 2개 등 8득점으로 활약하며 한국전력의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도왔다.
개막 7연패에 빠졌던 한국전력의 시즌 첫 승리다.
신영석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지난 10일 트레이드로 삼성화재에서 한국전력으로 먼저 이적한 세터 김광국(33)과 함께였다.
신영석은 아쉬움, 설렘, 고마움 등 여러 감정을 이야기했다.
그는 트레이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심정을 묻자 "아주 아쉬웠다. 팀(현대캐피탈)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내가 팀을 좀 더 잘 만들고 나왔어야 했다는 아쉬움이다. 모든 부담을 팀에 안겨놓고 나온 것 같아서 스스로 더 실망하고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힘든 결정을 내린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에 대해서도 "팀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 힘든 시간 동안 내색은 안 하셨지만, 제 눈에는 보였다"며 "제가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편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뛴 마지막 경기인 지난 11일 대한항공전에서 뛸 때도 자신이 트레이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영석은 "이미 트레이드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지막 경기를 어떻게 하고 나가느냐가 중요해서 어떻게든 1승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아쉬워했다.
신영석은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설레었다. 두근거렸다. 10년 전으로 돌아가 신인이 된 것 같은 마음이었다"며 "한국전력 선수들은 꼴찌를 하고 있어도 정말 밝고 신나게 배구를 해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제가 더 잘 흡수될 수 있었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적 후 첫 경기를 뛰면서 "박철우 형을 잘 밀어주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잘 된 것 같다. 배구 내용도 좋았고, 너무 신나게 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신영석은 "현대캐피탈에서 뛴 6년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트레이드될 때 많은 분이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셨다. 소중함을 너무 많이 느꼈기 때문에 그 힘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며 "6년은 죽을 때까지 못 잊는 시간이다. 앞으로 그런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신다는 믿음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광국도 같은 마음이다.
우리카드, 삼성화재를 거쳐 한국전력에 온 것을 계기로 주전 세터로 거듭난 김광국은 "군 복무 이후 풀 타임 주전은 진짜 오랜만"이라며 "경기가 끝나고 나니 조금 힘이 드는데, 경기 중에는 재밌어서 힘든 줄 모르고 한다"며 웃었다.
이날 두 번째로 한국전력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 김광국은 "첫날 선수들이 너무 좋다는 것을 느꼈다. 여기에 영석 형까지 오니까 정말 좋은 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철우 형, 영석 형이 있어서 든든하다. 질 것 같지 않다. 철우 형에게 공이 갈 때나 카일 러셀에게 공이 갈 때 모두 믿음이 가서 편하게 했다"며 "질 것 같은 기분이 안 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광국도 삼성화재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 트레이드 이야기를 갑자기 들어서 섭섭했다. 정이 들었기 때문에 나올 때 코치님께 섭섭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팀뿐 아니라 저를 위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신영석과 김광국은 "빨간 유니폼은 처음이다"라며 "앞으로 유니폼이 더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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