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세리머니·과격 행동으로 과열…심판 운용의 묘 아쉽다
김연경 '분노' 액션·케이타 세리머니 항의를 심판이 수용 안 해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정규리그 2라운드에 접어든 프로배구가 간판선수들의 세리머니와 과격 행동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주인공은 1라운드 남녀 최우수선수(MVP)이자 남다른 공격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KB손해보험)와 김연경(흥국생명)이다.
김연경은 11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두 번이나 분을 이기지 못한 행동으로 시선을 끌었다.
한 번은 김유리의 블로킹에 막히자 자신의 뛰는 코트 쪽을 향해 세차게 공을 바닥에 내리쳤다.
두 번째 행동은 논란을 불렀다. 5세트 막판 권민지의 블로킹에 맞고 바닥에 공이 떨어지자 이번엔 네트를 끌어 내리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강주희 주심에게 "경고를 왜 주지 않느냐"고 크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후 김연경이 과격한 행동이었고 잘못됐다고 인정하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고의로 네트를 흔든 건 비신사적이고 잘못된 행동이라고 일침을 놓으면서 논란은 지금도 이어진다.
김연경에 이어 케이타가 배턴을 받았다.
KB손보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로 끝난 13일 경기 후 KB손보 선수들과 OK금융그룹 선수들은 한동안 코트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양 팀 감독이 서둘러 나와 뜯어말린 뒤에야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하마터면 몸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던 험악한 상황이었다.
흥에 겨운 케이타의 세리머니가 화근이었다. 몸을 돌려 동료와 세리머니를 즐기는 건 괜찮지만, 상대 팀 선수들을 바라보고 춤추는 건 해서는 안 될 일종의 불문율이다.
신경에 거슬린 OK금융그룹 선수들은 케이타가 매너 없는 세리머니를 자제하게끔 권대진 주심에게 조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상렬 KB손보 감독이 경기 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에게 사과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두 경기 모두 '매너'와 관련한 상대 팀의 합리적인 항의를 주심이 수용하지 않아 논란이 커진 측면이 강하다. 경기 운영의 묘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판에겐 공정하게 판정하는 건 물론이고 경기를 매끄럽게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옐로(경고), 레드(퇴장)카드를 뽑는 게 능사가 아니라 구두 경고 등으로도 주의를 주면 된다.
GS칼텍스나 OK금융그릅 모두 적절한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기 후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한국배구연맹(KOVO)은 강주희 심판이 김연경의 네트 끌어 내리기와 관련해 제재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며 "이는 잘못된 규칙 적용이라고 판단해 연맹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심판 및 전문위원) 제1조 6항에 의거, 강 심판에게 제재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강 심판 징계 하루만인 13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KOVO가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 시선이 쏠린다.
세리머니와 스타급 선수들의 액션은 경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볼거리다.
다만, 상대 팀과 상대 팬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심판이 이를 적발하거나 이와 관련한 항의를 받으면 적절하게 조처해야 한다는 데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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