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스포츠 없는 3월'?…코로나 쇼크에 '전면중단' 분위기
프로야구 시범경기 취소, 프로축구는 개막 연기 모두 '사상 초유'
남자농구 리그 중단, 2일에는 여자농구·프로배구도 긴급 대책 회의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프로스포츠 일정을 '올 스톱' 시킬 태세다.
14일 개막 예정이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여파로 모두 취소됐고, 프로축구는 이달 29일로 잡아뒀던 시즌 개막 날짜를 무기한 연기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사상 시범경기 취소는 사상 최초의 일이고, 1983년 시작한 프로축구가 개막일을 지키지 못한 것 역시 전례가 없던 사건이다.
여기에 남자프로농구도 1일부터 정규리그 진행을 전면 중단했다. 2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앞으로 리그 진행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데 언제 리그가 재개될지는 기약하기 어렵다.
남자프로농구가 리그를 중단한 것도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에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 출전을 이유로 리그를 잠시 쉰 적이 있지만 그런 사례들은 모두 예정된 일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프로 스포츠 경기는 여자농구와 남녀 배구만 남게 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도 2일 사무국장 회의를 열고 리그 중단 카드를 검토할 예정이며, 한국배구연맹(KOVO) 역시 같은 날 실무자 회의를 소집했다.
이미 여자농구와 남녀배구는 모두 무관중 경기를 시행 중인데 두 단체에서 모두 리그 중단을 결정하면 올해 3월은 국내에서 프로 스포츠가 '실종'되는 사실상 최초의 한 달이 된다.
1997년 프로농구,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에는 대략 3월부터 10월까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프로축구는 그보다 더 늦은 11월, 12월까지도 일정이 이어졌다.
또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10월부터 다음 해 3월, 4월까지 리그를 진행했기 때문에 국내 4대 프로종목이 모두 '휴업'에 들어가는 달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프로축구는 2월 29일 힘차게 개막 팡파르를 울리며 2020시즌의 막을 열었을 것이고, 프로야구 역시 14일 시범 경기 개막을 앞두고 새 시즌의 판세를 미리 점쳐보는 팬들의 기대감이 한참 부풀어 오를 시기였다.
또 정규리그 막판을 향하는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역시 치열한 순위 다툼으로 흥미를 더해가는 상황이었겠지만 현실은 '리그 중단' 또는 '중단 임박'에 직면했다.
우선 시범경기가 취소된 프로야구나 개막일을 이미 한 차례 미룬 프로축구는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28일로 예정된 개막일(프로야구)을 지키거나, 새로운 개막 날짜(프로축구)를 정하기 쉽지 않다.
특히 야구나 축구 모두 확진자가 많은 대구, 경북 지역 연고 팀이 있다는 점도 3월 내 개막 가능성을 낮게 보게 하는 이유다.
다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K리그 팀들의 원정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프로농구 역시 전주 KCC 선수단이 2월 29일 확진자와 같은 숙소를 쓴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소한 2주 이상 리그 재개를 할 수 없고, 3월 중·하순 이후에도 리그를 재개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농구보다 선수들끼리 몸싸움이 덜한 프로배구가 지금처럼 무관중 경기를 이어간다면 3월 국내 프로스포츠의 명맥을 유일하게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2일 여자농구까지 만일 중단을 결정할 경우 프로배구 혼자 리그를 진행하는 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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