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NC 감독의 삼촌 리더십…감독실 냉장고도 '활짝'
나성범 "감독실 냉장고에서 음료수 빼먹기도"
양의지 "선수들, 감독님께 실망 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20년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이동욱 감독의 푸근한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NC가 올해 우승을 계기로 '왕조'를 구축한다면, 프로야구에 덕장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이 감독은 '무명 선수' 시설을 겪었다. 199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했으나, 6년간 143경기, 타율 0.221 등에 그치고 2003년 29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했다.
30세에 코치로 변신한 이 감독은 선수들과 또래와 다름없는 선수들이 자신처럼 '실패의 길'을 걷지 않도록 소통하고 경청하려고 노력했다.
또 선수를 설득하려면 막무가내 주장이 아닌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 '데이터 야구'를 연구했다.
이 감독이 수비코치로 NC에 합류했던 2012년부터 동고동락한 선수들은 이 감독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간다.
NC 창단 멤버인 나성범은 "겪어본 선수들은 다 안다. 감독님은 코치님일 때부터 좋았다. 삼촌같이 엄청 따뜻한 면도 많이 있으신 분"이라고 자랑했다.
나성범은 "'감독님'이라고 하면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이 감독님은 코치님이실 때부터 선수들과 관계가 좋았다. 감독님이 되셨을 때도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너무 편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방은 항상 선수들에게 열려 있다.
나성범은 "감독님 방에 찾아가서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빼 먹을 정도"라며 "감독님도 방에 자주 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편하게 해주신다. 경기 분위기가 안 좋으면 다가가기 어렵지만, 그 외에는 감독님과 편하게 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을 잘 혼내지 않는 이 감독의 품성을 이해하고 먼저 '저를 혼내주십시오'라고 요청한 선수도 있다.
2020시즌부터 NC 주장을 맡은 양의지는 개막 전 이 감독에게 공개적으로 자신을 혼내 달라는 이색 부탁을 했다.
양의지는 "연습경기에서 감독님께서 저희에게 실망하신 것 같은데 말씀을 못 하시는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평소에 말씀을 잘 안 하시고 화내시는 스타일이 아니셨다"고 당시 이색 제안을 했던 이유를 떠올렸다.
이어 "그런데 감독님께서 바로 선수들 앞에서 저를 야단치시더라"라며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양의지는 선수들이 스스로 감독을 따르게 만드는 이 감독의 리더십을 '사랑의 리더십'이라 부른다.
그는 "감독님은 화가 날 때도 있으시겠지만 선수들을 많이 배려해주신다. 선수들은 그런 모습을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노력한다. 감독님께 실망을 드리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께서 더 사랑해주시면, 선수들도 더 노력하는 것 같다. 조금 더 감독님께 다가가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이 감독을 향한 선수단의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도 자신의 지도 스타일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자신만의 감독상을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사람이 변하면 안 된다"며 "제가 가진 장점을 살려서 선수들과 코치들이 동기부여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제 역할이다. 지금까지 잘해온 것을 더 잘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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