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대졸 신인의 성숙한 매력…'우리도 할 수 있다'
SK 최지훈·kt 천성호 등 활약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최근 3년간 프로야구 신인왕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들의 차지였다.
'괴물 신인'으로 불린 2017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2018년 강백호(kt wiz)를 이어 지난해엔 투수 정우영(LG 트윈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에 신인상을 받았다.
대졸 신인은 상대적으로 많은 빛을 보지 못했다. 신재영(키움)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2년 프로 입단했지만, 4년 뒤에야 처음 1군 무대에 오르고 신인왕에 올랐다.
2020년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kt 소형준, LG 이민호 등 고졸 선수들이 시즌 초반부터 신인왕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졸 신인들도 나름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고교 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대학에서 더 많은 경험으로 무장해 프로에 안착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동국대를 졸업한 SK 와이번스 신인 외야수 최지훈은 시즌 초 줄부상으로 신음한 팀 상황 속에서 기회를 잡아 1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시즌 타율 0.313으로 SK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다.
최지훈은 고교 시절 드래프트에서 호명 받지 못한 것을 시련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좌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악바리 정신으로 자기 발전에 힘을 기울였다.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최지훈은 "워낙 고졸 선수들이 대졸 선수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잘하는 선수도 많지만, 대졸 선수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어느새 신인왕 경쟁에 뛰어든 최지훈은 "처음에 1군 경기에 나갈 때는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신인왕이라는 것은 정말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이라 욕심이라기보다는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kt 내야수 천성호도 단국대를 졸업하고 올해 데뷔, 2루수-3루수-유격수를 두루 소화하며 주전 선수들의 부상·휴식 공백을 채워주며 알토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수비도 곧잘 하고, 생각 이상으로 타격에서도 많이 좋아졌다. 처음 들어와서 프로 투수들의 공을 치기 쉽지 않은데, 잘 적응하고 있다"며 "백업으로 잘 해주다가 1∼2년이 지나면 주전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은 대졸 야수들의 장점이 있다며 "고졸 선수들보다 성숙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고 대졸 선수 중 정신력이 약한 선수들도 있다. 요즘은 경기를 많이 하는 대학이 있다고 한다. 그런 경우 프로에서도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체적으로 더욱 성장한 상태로 데뷔한다는 것도 대졸 신인들의 강점이다.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한 재일교포 신인 안권수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대졸 선수는 뭔가 다르다. 특히 야수의 경우 나이에서 나오는 힘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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