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지난 6개월여 간 이어진 정규리그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건 왕좌를 향한 6개 팀의 혈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과거와 달리 전력차가 적어 1위부터 6위까지 어느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이번 플레이오프. 첫 시작은 현대모비스와 KGC인삼공사가 끊는다. ‘오세근 시리즈’로 불릴 이번 맞대결은 대격전의 서막을 알릴 예정이다.
▶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울산 현대모비스(4위) VS 안양 KGC인삼공사(5위)
오후 2시 30분 울산동천체육관 / MBC스포츠플러스2, IB스포츠
- 오세근 시리즈 개봉박두
- 단기전, 높이의 중요성
- 이대성 vs 이재도, 야전사령관들의 자존심 싸움
현대모비스와 KGC인삼공사의 6강 플레이오프는 한 마디로 ‘오세근 시리즈’다. 단기전에서 중요한 건 높이. 이종현이 아킬레스 건 부상으로 빠진 현대모비스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오세근을 막아내야 한다. 반대로 KGC인삼공사는 오세근의 활약이 절실하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오세근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상황. 오세근이 버텨야 앞 선과 데이비드 사이먼의 시너지 효과도 살아날 수 있다.
관건은 오세근의 몸 상태다. 시즌 막판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 출전이 불투명했던 오세근은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1차전 출전을 확정지었다. 오세근은 “통증보다 무릎에 힘이 빠지는 것 같다. 컨디션 조절을 잘 해가면서 뛰어야 한다. 플레이오프는 어떤 선수라도 뛰고 싶은 무대다. 지난 시즌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한 번 정상까지 도전해보겠다”며 1차전 출전에 굳은 의지를 보였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오세근의 출전이 아쉬울 뿐이다. 오세근이 출전했던 경기에서 3승 2패로 앞서 있지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는 다르다. 흔히 단기전은 높이 싸움이라고 한다. 54경기를 바라봐야 하는 정규리그와는 달리 플레이오프는 1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붓는다. 한 순간, 한 순간이 긴장되는 상황에 오세근과 같이 정상급 빅맨을 뚫어내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이종현이 없어 함지훈과 마커스 블레이클리 만으로 오세근 수비에 나서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플레이오프는 높이가 강한 팀이 유리하다. 특히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함께 한 오세근-사이먼 조합이 재가동된다. 전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현대모비스를 3연승으로 무너뜨린 건 KGC인삼공사. 그 핵심은 오세근과 사이먼이었다.
이번 시즌 역시 두 선수의 환상적인 호흡은 여전했다. 두 선수 모두 내외곽 플레이가 가능하기에 상대 팀의 입장에선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사이먼은 평균 25.7득점 11.1리바운드 2.1블록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 막판, 오세근의 부상으로 6라운드를 홀로 보내야 했지만, 사이먼의 위력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오세근까지 돌아온 현재 KGC인삼공사는 강력한 더블 포스트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업셋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높이의 아쉬움을 스피드로 채울 수 있다. 팀의 중심이 양동근에서 이대성으로 이동하며 속도 싸움에선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이대성은 이번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평균 12.0득점 2.8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G리그에서 복귀해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이대성은 6라운드에서 평균 19.2득점 3.6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올리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대성이 살아난 현대모비스는 양동근의 경험까지 더해 최고의 앞 선 듀오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항할 KGC인삼공사는 첫 플레이오프 무대에 나서는 이재도를 내세운다. 이번 시즌 중반, 트레이드돼 들어온 이재도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공수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KT 시절처럼 에이스 롤을 부여받지는 못했지만, 부담감에서 벗어나며 본연의 플레이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골밑이 주 전장이라면 이대성과 이재도가 맞붙을 앞 선은 선봉장들의 일대일 승부다. 이재도가 이대성을 잡아줄 수만 있다면 이번 플레이오프는 조기에 마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대성이 이재도를 압도하는 순간, 최종전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외에도 전준범과 전성현이 펼칠 슈터 맞대결도 있다. 중요한 순간에 터지는 한 방은 플레이오프의 향방 좌지우지한다. 큰 무대 경험은 전준범의 우위지만, 최근 모습으로만 보면 전성현의 손끝이 더 뜨겁다. 특히 지난 4일 현대모비스 전에서 무려 8개의 3점슛을 터뜨린 전성현은 최근 4경기에서 평균 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최고의 슛 감각을 지니고 있다.
결국 현대모비스와 KGC인삼공사의 첫 맞대결은 모든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각 포지션 싸움에서 얼마나 우위를 보이는 지가 중요하다.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이 4강에 올라갈 확률은 95.2%(40/42). 현대모비스와 KGC인삼공사는 4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1차전을 잡고 가야 한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윤민호, 홍기웅
2018-03-17 민준구([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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