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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와 이별 양동근 "오늘 크게 다쳐서 은퇴해도 미련 없도록"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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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수) 18:10

                           


코트와 이별 양동근 "오늘 크게 다쳐서 은퇴해도 미련 없도록"

"농구 하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쏘리'와 '생큐'"

"마지막 경기 뛴다면 김도수·조성민·윌리엄스·이종현과 함께"



코트와 이별 양동근 오늘 크게 다쳐서 은퇴해도 미련 없도록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일 은퇴 기자회견을 한 '프로농구 전설' 양동근(39)은 프로에서 17년간 뛰면서 '성실함'의 대명사였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전주 KCC에 지명됐던 양동근은 2003-2004시즌 도중 KCC와 현대모비스 사이의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에 따른 후속 조치로 곧바로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이날 은퇴 기자회견에서 "양동근이 프로에 입단할 때는 '특A급' 선수가 아니었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신인 시절에는 그저 가능성 있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러나 특유의 성실함과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가 그를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만들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플레이오프 MVP 3회 등 모두 최다 기록을 갖고 있을 만큼 프로에 큰 족적을 남겼다.



코트와 이별 양동근 오늘 크게 다쳐서 은퇴해도 미련 없도록



양동근은 이날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은퇴 회견에서 "은퇴 생각은 예전부터 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오늘 크게 다쳐서 바로 못 뛰게 되더라도 미련이 없도록 어제, 오늘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날 "인성까지 따져도 최고는 양동근"이라고 칭찬한 것처럼 양동근은 "제가 농구 하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쏘리'와 '생큐'"라고 밝혔다.

그는 "제 패스를 골로 넣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또 제가 패스가 좋은 가드가 아니어서 미안하다고 한 것인데 함께 뛰어준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양동근과 일문일답.



코트와 이별 양동근 오늘 크게 다쳐서 은퇴해도 미련 없도록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 처음 통합우승을 차지한 때(2006-2007시즌)가 기억에 남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그렇다. 지금 보면 모든 순간이 다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 같다.

-- 유재학 감독은 어떤 분이신가.

▲ 어렸을 때는 굉장히 냉정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 많으신 분이라고 느꼈다. 준비가 워낙 철저하시다는 점은 다들 아시는 부분일 텐데 경기 전 미팅 때 짚어주시는 부분들은 정말 잘 안 보이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말해주신다.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만들어주신 분이다.

-- 은퇴가 아쉽지는 않은지.

▲ 은퇴 생각은 해마다 했던 것 같다. 작년에 은퇴했더라도 그렇게 나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 힘도 들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은퇴 결정을 하게 됐다. 다만 이렇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시즌이 끝난 것이 좀 아쉬울 뿐이다.

-- 자녀들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경기를 꼽자면.

▲ 아이들(진서·지원)이 경기를 더 많이 본다. 제가 무득점을 해도 잘했다고 해주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모든 경기가 자랑스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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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한 경기를 더 뛴다면 함께 하고 싶은 선수 4명을 꼽자면.

▲ 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를 같이 시작한 김도수(오리온 코치)를 1번으로 꼽겠고, 한양대 시절 함께 한 조성민(LG), 그리고 크리스 윌리엄스와 이종현이다. 함지훈은 워낙 많이 뛰어서 지겨우니 빼겠다. 특히 윌리엄스를 추모하기 위해 이번 시즌 막판에 그의 등 번호 33번을 달고 뛰고 싶었는데 시즌이 중단돼 아쉽다. 하늘에서 응원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윌리엄스는 양동근과 함께 2006-2007시즌 현대모비스 우승을 합작했고 2005-2006시즌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2017년 3월 심장 이상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 은퇴 후 계획은.

▲ 아직 구체적으로 잡힌 것은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결정된 것이 없다. 제가 어떤 지도자가 되겠다고 얘기하기는 그렇고 다만 더 배워서 저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지.

▲ 팬 여러분께는 저 선수가 있을 때는 믿음이 가고, 이기든 지든 한 번이라도 더 뛰면 좋을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또 선수들에게는 함께 뛰었을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들면 성공한 농구 인생이라고 본다.

-- 은퇴 투어나 은퇴 경기를 하지 못했는데.

▲ 그런 꿈을 꾸기는 했지만 제가 은퇴 투어를 하는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은퇴 시기를 정해놓고 뛰는 시즌은 어떨지 생각도 했지만 동기 부여가 잘 안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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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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