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에 울컥…김상식 감독 "선수들 너무 안쓰럽다"
"사실상 12명 중 절반이 부상…중국전 보며 대신 뛰어주고 싶었다"
(광저우[중국]=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선수들이 안쓰럽죠. 대신 뛰어줄 수도 없고…."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7일 중국 광저우체육관에서 훈련했다.
코트디부아르와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17∼32위 순위결정전을 하루 앞둔 선수들은 간단한 슛 연습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훈련에는 빠진 선수들이 몇 명 보였다. 중국전에서 결장했던 김종규(DB), 이대성(현대모비스)뿐만 아니라 주장 이정현(KCC)도 훈련에 불참했다.
전날 중국전에서 점프 후 상대 자오루이의 발을 밟고 넘어진 이정현은 코트에 쓰러져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통증을 참고 중국전 후반에 코트를 밟았지만, 부상은 악화했다.
상대 선수에게 무릎 위쪽을 찍혔던 이승현(오리온)은 연습에 정상적으로 참여했다.
한국 대표팀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안쓰럽다"며 "이승현도 원래는 못 뛰는 상태인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본인이 왔다"고 전했다.
월드컵 전부터 이어진 강행군에 선수단은 모두 지쳐있다.
대표팀은 지난달 24일부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친선대회를 통해 나흘 동안 평가전 3경기를 치렀다.
월드컵이 개막한 31일 이후부터는 격일로 강호들을 상대했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부상자가 속출해 가용 인원은 더욱 줄어들었다. 코트디부아르전을 준비하는 김상식 감독의 근심도 늘었다.
그는 "지난 16일 동안 8경기를 치렀는데 그 영향이 이제 온 것 같다"며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많은데 부상까지 나와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리그도 이렇게 촘촘하게 경기를 하지 않는다"며 "빡빡한 일정을 따르다 보니 결국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부상자는 더 있다. 체코와 평가전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친 최준용은 중국전에서 통증이 재발했다. 정효근 역시 족저근막염이 있어 오래 뛰기 힘든 상황이다.
김상식 감독은 "다들 책임감이 있다"며 "원래 뛰면 안 되는 선수들도 물어보니 자기가 먼저 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코트디부아르전이 1승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에 욕심은 난다"면서도 "사실상 정상 전력의 반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전날 대표팀은 홈팀 중국과 맞대결에서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다.
궈아이룬에게 쐐기 3점 슛을 내줘 결국 73-77로 패배하긴 했지만,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했다.
김상식 감독도 "중국전이 끝난 이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뛰는데 대신 뛰어줄 수도 없고 정말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단 분위기가 처지지 않도록 잘 추스르겠다"며 코트디부아르전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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