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인생 2막 박준태 "야구 그만둘까→풀타임 적응"
자리 못 잡고 은퇴 고민…키움의 자율적인 분위기에 성장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빨리 사회 나가서 다른 일을 해볼까 생각했어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 주축 외야수로 뛰고 있는 박준태(29)는 사실 지난해까지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2014년 KIA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박준태는 경찰야구단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4년 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다.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8을 기록한 2018년이 박준태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들과 인터뷰에 나선 박준태는 지난해 '경기에도 잘 안 나가는데 그만둘까' 생각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상황에서 더는 야구 선수로서 갈 데가 없어 보였다. 승부도 안 날 것 같았다"며 야구 선수 생활을 접고 다른 일을 하면 어떨까 고민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지난 1월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트레이드로 팀을 바뀐 것이다. 키움은 장영석을 KIA에 내보내는 대신 현금 2억원과 함께 박준태를 받았다.
박준태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적도 없었다"며 "트레이드가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준태가 본 키움은 특별한 팀이었다.
그는 "제가 KIA에서 웨이트 훈련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과 함께 웨이트 훈련을 했는데 제가 힘이 제일 약하더라"라며 웃었다.
키움 선수들의 진지한 태도도 자극이 됐다.
박준태는 "키움에는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많다. 야구를 깊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를 가진 선수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야구 이야기를 하게 된다. 박동원 형, 서건창 형도 그렇고 (이)정후에게도 생각을 물어본다"고 말했다.
코치들도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하고 플레이하도록 격려를 많이 해준다. 이런 분위기는 박준태가 출루 재능을 활짝 펼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박준태는 "실수가 나오면 선수가 직접 체크한다. 코치님들은 윽박지르지 않고 다음에 잘하라고 말씀해주신다. 그래서 실수에 대한 불안감이 적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풀어진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선수들이 긴장감을 충분히 느끼면서 멘털 무너짐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올해 키움에서 새 출발 하면서 박준태는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올해 키움이 치른 78경기 중 75경기에 나섰다. 타율은 0.236으로 높지 않지만, 0.397의 출루율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마음가짐 자체도 달라졌다.
박준태는 "작년에는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신감도 없었다. 키움에 와서는 하루하루 경기만 생각한다. 올해는 보너스라는 생각도 한다. 처음으로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것도 적응했다가 힘들었다가를 반복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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