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각별했던 '농구 사랑'…선수 장래도 걱정
허재 전 감독 "마음 아프다"…추승균 위원 "소신껏 하라는 격려 기억 남아"
KCC, 다음 시즌부터 KBL 회장사 맡아 '농구 사랑' 잇는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30일 세상을 떠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생전 '농구 사랑'으로 유명했다.
'농구 명문' 용산고 출신인 고(故) 정상영 명예회장은 2001년 현대 걸리버스 프로농구단을 인수한 이후 다섯 차례나 프로농구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건축 내장재와 창호재, 도료, 첨단 소재 등을 만드는 KCC는 소비재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 구단 보유나 프로 리그 타이틀 스폰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바로 고인의 '농구 사랑'이 KCC를 유명한 '농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프로농구 외에도 2014년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와 2015년 프로아마 최강전 타이틀스폰서를 맡았고, 경기도 용인시의 KCC 체육관을 국가대표 훈련장소로 제공하는 등 아마추어 농구에도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또 2003년 남북 통일농구 때는 KCC가 주축이 된 선수단에 당시 원주 TG삼보 소속이던 허재, 김주성이 합류해 출전했다.
당시 남북 통일농구는 고인의 큰형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이름을 딴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렸다.
최형길 KCC 농구단장은 31일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농구에 대한 애정이 지나치실 정도로 많으셨다"며 "경기 끝나고 전화를 주시는 것은 물론이고 1년 내내 항상 농구에 관심이 크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형길 단장은 "선수들 장래에 대한 걱정도 많으셔서 은퇴한 프로 선수들도 직원으로 채용하셨다"며 "이런 일은 명예회장님의 배려가 아니고서는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소개했다.
또 선수가 다쳐 병원에 입원, 수술을 앞둔 상황에서는 직접 병원장을 만나 '잘 좀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2005년부터 10년간 KCC 지휘봉을 잡은 허재 전 감독은 "나뿐 아니라 모두에게 격의 없이 대해주셨다"며 "(별세 소식에) 마음이 아파 죽겠다"고 말했다.
KCC 감독을 역임한 추승균 SPOTV 해설위원은 "KCC뿐 아니라 한국 농구 전체에 애정이 많으셨던 분"이라며 "해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그룹 체육대회에서 농구단 출정식을 열어주셨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KCC에서만 선수, 코치, 감독을 모두 지낸 추승균 위원은 "처음 감독이 되면서 명예회장님께서 '소신껏 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시즌 시작되면 거의 전 경기를 다 보실 정도로 농구에 대한 애정이나 걱정이 많으셨다"고 말했다.
최형길 단장은 "제가 단장을 하면서 명예회장님께 욕도 많이 먹었지만, 워낙 농구를 사랑하셔서 그러신 거라 그런 관심이 정말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KCC는 다음 시즌부터 KBL 회장사를 맡기로 되어 있다.
또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사로도 유력하게 거론되며 KCC가 국내 프로와 아마추어 농구를 총괄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최근 고인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무산됐다.
KCC는 31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리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 시작 전 추도 묵념을 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검은색 리본을 착용하기로 했다.
농구계에서는 농구대잔치가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인 1985년부터 1997년까지 농구협회장을 지낸 김상하 전 삼양그룹 회장이 20일 별세하는 등 새해 들어 '농구계 어른'들의 부고가 연달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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