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치르는 US오픈…더 질긴 러프와 더 단단한 그린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US오픈 골프 대회는 종전까지 해마다 6월에 열렸다.
올해는 9월에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석 달 미뤄졌기 때문이다.
올해 대회 장소는 뉴욕 인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 지난 2006년 6월에 이곳에서 열린 US오픈과는 어떻게 다를까.
무엇보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2시간30분 정도 짧아지는 게 가장 두드러진다.
위도가 높은 뉴욕은 6월이면 오후 9시가 넘어도 경기를 치를 만큼 해가 길지만 9월에는 오후 7시에 해가 진다.
선수들의 티타임이 전반적으로 빨라지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경기력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날씨다.
6월 윙드풋 골프클럽 기온은 섭씨 30도에 이른다. 습도가 높고 바람은 거의 없다. 무더운 날씨였다.
그러나 대회 기간 18∼21일(한국시간) 이곳 날씨는 아침이면 10도 이하로 떨어진다. 낮에는 25도가량으로 높아진다. 일교차가 크다. 오전 티오프하거나 오후 늦게 경기를 마치는 선수는 따뜻한 옷을 챙겨야 한다.
바람도 여름보다는 강해진다. 바람을 읽고 파악하는 일이 보태진 셈이다.
2006년 이곳에서 경기를 치러본 선수들은 연습 라운드를 해보고 나서 "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악명 높은 그린과 러프가 6월보다 9월이 더 어렵다는 얘기다.
그린은 더 빠르고 단단하다. 습도가 낮고 바람이 더 강하게 불기 때문이다. 그린은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는 단단해지고 빨라진다.
러프의 길이와 밀도도 다르다. 더 길어지고 더 빡빡하다. 막 자라기 시작한 6월과 달리 여름 내내 물과 햇볕을 듬뿍 받으며 자랐기 때문이다.
루카스 글로버(미국)는 "여름에는 러프가 밀짚처럼 힘이 없었다"면서 올해는 더 두터워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 러프 때문에 6월 대회 때보다 코스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좋은 점은 잔디 상태가 여름보다 더 매끄럽고 균질하기 때문에 퍼트한 볼이 친 대로 구른다는 사실이다.
갤러리가 없기에 러프가 수많은 갤러리의 발길에 밟혀 엉망이 되는 일도 없다는 점도 선수들에게는 작은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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