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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내야의 숨은 백업 오윤석, 사이클링히트 기적 썼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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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일) 19:24

                           


롯데 내야의 숨은 백업 오윤석, 사이클링히트 기적 썼다

만년 '백업' 설움 딛고 첫 만루홈런에 사이클링히트 폭발



롯데 내야의 숨은 백업 오윤석, 사이클링히트 기적 썼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의 숨은 떡잎이었던 오윤석(28)이 늦게 꽃망울을 터트렸다.

오윤석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1회말 2루타, 2회말 단타, 3회말 만루홈런, 5회말 3루타로 단 네 타석 만에 사이클링히트의 조각을 모두 맞췄다.

오윤석이 이를 악물고 3루 베이스를 향해 달려갈 때 롯데 더그아웃은 한마음으로 같이 뛰었다.

오윤석이 3루 베이스를 터치하는 그 순간, 롯데 벤치는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KBO리그 역대 27번째 사이클링 히트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롯데 내야의 숨은 백업 오윤석, 사이클링히트 기적 썼다

사이클링 히트 자체도 어려운데, 오윤석은 사이클링 히트의 큰 퍼즐인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KBO리그 역사상 만루홈런이 포함된 사이클링히트는 오윤석이 처음이다.

오윤석은 전날 경기에서는 한화 선발 장시환의 초구 직구를 통타해 개인 1호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작성하기도 했다.

오윤석 마음속에 마음 깊이 소망하고 원하는 '버킷 리스트'가 있었다면 최근의 나날들은 그에게 꿈을 이룬 시간이었을 것이다.

어둠이 길었기에 더욱 찬란한 기록 달성이다.

오윤석은 경기고에 재학 중이던 2010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자 연세대 진학을 선택했다.

공격·수비·주루에서 안정된 기량을 갖췄지만, 어느 하나가 특출난 선수는 아니라는 평가 속에 지명 순위는 오윤석의 기대보다 낮았다.

오윤석은 대학에서 기량을 갈고닦았지만 정작 졸업한 뒤에는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결국 오윤석은 4년 전 자신을 지명했던 롯데에 계약금 없이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롯데 내야의 숨은 백업 오윤석, 사이클링히트 기적 썼다

2015년 정식 선수가 됐지만, 오윤석의 위치는 '백업'에 머물렀다.

오윤석은 상무에서 몸무게를 늘려 장타력을 키우고 돌아왔지만 처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롯데 구단은 내야의 숨은 떡잎이었던 오윤석에게 기회를 주는 대신 그의 주 포지션인 2루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오윤석은 2018년 앤디 번즈에게 밀려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방출과 양상문 전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이 결합해 76경기에 출전했다.

올해에는 새로운 주전 2루수가 나타났다. 롯데가 자유계약선수(FA)로 2루수 안치홍을 영입한 것이다.

낙담할 법도 했지만 오윤석은 포기하지 않고 기회가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안치홍의 부진과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윤석은 9월 24일부터 6경기에서 타율 0.550을 기록하며 안치홍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안치홍은 지난 2일부터 전력에 복귀했지만, 오윤석은 방망이의 날을 더욱 세우며 주전 2루수 자리를 지켜냈다.

오윤석은 '거인'의 5위 싸움에 큰 힘을 보태며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롯데 내야의 숨은 백업 오윤석, 사이클링히트 기적 썼다

오윤석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오늘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된다. 경기 중에도 사이클링히트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마지막 3루타 남겨두고는 맞는 순간, 벤치에서 가라는 소리가 들려서 3루까지 죽자 살자 뛰었다. 모든 선수가 축하해줬다. 3루 도착하자마자 울컥했다. 꿈을 이뤘다는 생각과 안도감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안치홍 형이 팀에 중요한 선수이기에 공백기에 내가 대신할 때도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하자고만 생각했다"며 "퓨처스(2군)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심 갖고자 노력했다. 그전의 나였으면 낙담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며 준비한 보람이 있다"고 웃었다.

육성선수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건 오윤석과 서건창(키움 히어로즈) 2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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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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