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헌, 이종욱과 코치도 한 팀에서…"빨리 쫓아갈게"
코치로서 NC 마무리훈련 출국…"10년 유격수 만들겠다"
(영종도=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고등학교도 같이, 프로도 같이, NC에서 코치도 같이."
2019 프로야구 시즌을 끝으로 선수로서 인생을 마감하고 지도자로 새 출발한 손시헌(39) NC 다이노스 2군 수비 코치가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 이종욱(39) NC 1군 작전·주루 코치와의 인연을 설명하며 활짝 웃었다.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손시헌 코치는 "종욱이는 제가 빨리 코치진에 들어오기를 바랐다. 그런데 1군, 2군으로 나뉘어 또 헤어지게 됐다"며 "종욱이에게 '빨리 쫓아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둘은 나란히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리는 NC의 마무리 훈련 캠프에 지도자로서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코치로서는 이 코치가 1년 선배다. 이 코치도 2019년에는 2군 작전·주루코치로 뛰다가 2020년을 앞두고 1군으로 올라왔다.
두 코치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생 동갑인 손시헌·이종욱 코치는 선린정보고 동기다. 손 코치는 동의대, 이 코치는 영남대에 진학하면서 잠시 헤어졌다.
이후 손 코치는 2003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이 코치는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다가 상무 제대 후 방출됐다.
이 코치가 입단 테스트를 받고 두산에 육성선수로 들어가면서 둘은 다시 만났다.
손 코치는 두산의 주전 유격수로, 이 코치는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잡고 국가대표로도 선발되는 '신화'를 썼다.
2014년을 앞두고는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로 신생팀 NC 다이노스로 이적해 내·외야의 중심을 잡았다. 둘이 번갈아 가며 NC 주장을 맡기도 했다.
2018시즌 후 이 코치가 먼저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손 코치는 1년을 더 뛰고 코치로 변신했다.
손 코치는 "올해 8월 제가 한 달 동안 2군에 있을 때 종욱이가 3루 코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한테 사인을 이상하게 내면서 장난을 치더라"라고 잠시 선수와 코치로 엇갈렸던 순간을 회상하면서 웃었다.
손 코치가 꼽은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도 이 코치가 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프로 데뷔전, 그리고 FA로 종욱이와 손잡고 NC에 가면서 '창단 첫 4강 주역이 되자'고 말했던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말 흐뭇하고 기분 좋을 것 같았는데 이적 첫해 4강에 들었다"고 말했다.
손 코치는 "우리는 의견 충돌로 많이 싸우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낸다. 성격과 색깔이 너무 다른데 그런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변함없는 우정의 비결을 설명했다.
지도자로서 첫발을 떼는 손 코치의 각오는 단단하다. 그는 "팀의 10년 유격수를 이제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코치가 '은퇴'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한 것은 올해 8월 2군으로 내려갔을 때였다.
손 코치는 "백업 선수로 뛰니 팀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수비만으로 백업이 되는 게 아니라 대타, 대주자로 쓰임이 많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답답했다. 팀에 도움이 안 되니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은퇴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팀의 문제이기도 해 생각이 복잡했다.
그는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혹시 구단에서 만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유격수 후배가 있었다면 저도 더 마음 편히 쉽게 결정했을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코치는 NC의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일 두산전을 앞두고 1군에 다시 올라왔고, 이동욱 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손 코치는 두산전에서 선수로서 후배들과 마지막 경기를 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는 들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동행하며 선수로서의 마지막 가을야구도 경험하고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