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8일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러시아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대표팀이 지난달 28일 열린 튀니지전에서 경기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임영무 기자

[스포츠서울닷컴｜김광연 기자] 한국이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으나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8일(이하 한국 시각)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러시아와 경기에서 후반 23분 이근호(상주 상무)가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후반 29분 알렉산더 케르자코프(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게 동점 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승리를 챙기진 못했으나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활발한 활동량과 적극적인 플레이로 0-4로 완패한 지난 10일 가나전 부진을 완전히 떨치는 데 성공했다. 경기력은 물론 정신력도 합격점이었다. 승점 1을 따낸 한국은 이날 알제리에 2-1 역전승을 거둔 벨기에(승점 3)에 이어 조 공동 2위가 됐다. 오는 23일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에서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

한국은 이용(울산)-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헝다)-윤석영(퀸즈파크 레인저스)으로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맡았다. 이청용(볼턴 원더러스)-구자철(마인츠)-손흥민(레버쿠젠)이 공격을 주도했고 박주영이 원톱에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이 꼈다. 그동안 평가전에서 호흡을 맞춘 멤버가 그대로 경기에 나섰다.

러시아는 안드레이 예첸코(안지 마하치칼라)-바실리 베레주스키(CSKA 모스크바)-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CSKA 모스크바)-드미트리 콤파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가 수비로 나섰다. 데니스 글루샤코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 빅토르 파이줄린(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유리 지르코프(디나모 모스크바)가 미드필더로 나왔다. 올렉 샤토프(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양쪽 공격을 맡고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 원톱으로 출전했다. 골문은 이고르 아킨페프(CSKA 모스크바)가 지켰다.

가나전에선 압박이 실종됐으나 이날은 달랐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러시아에 맞섰다. 러시아는 강한 압박에 뒤로 물러서며 제대로 경기를 풀어 내지 못했다. 한국은 좌우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과 이청용이 빠른 스피드와 재기 넘치는 드리블과 러시아 수비진을 교란했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상대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빠른 스피드가 돋보였다.

한국 공격진은 줄기차게 노쇠한 중앙 수비 듀오인 바실리 베레주스키-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전반 중반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러시아의 측면 공격 돌파를 허용하며 크로스를 내줬다. 전반 30분 이그나셰비치의 장거리 프리킥을 정성룡이 잘 쳐 냈다. 다시 전력을 가다듬은 한국은 전반 33분 구자철이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이그나셰비치의 허벅지에 맞고 굴절됐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공격에 가담한 베레주스키에게 헤딩 슈팅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4분 구자철이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한국은 후반 10분 박주영을 빼고 스피드가 좋은 이근호를 투입했다. 체력이 떨어진 러시아 수비 공간을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러시아도 가만 있지 않았다. 후반 14분 샤토프를 빼고 공격력이 좋은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를 투입했다. 한국의 교체 카드가 먼저 그대로 적중했다. 후반 22분 이근호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아킨페프가 더듬거리며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갈 길이 바빠진 러시아는 후반 26분과 후반 27분 각각 지르코프와 글라샤코프를 빼고 케르자코프와 이고르 데니소프(디나모 모스크바)를 넣었다. 한국도 홍정호를 빼고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를 투입했다. 후반 29분 교체로 들어온 케르자코프에게 문전 혼전 상황에서 동점 골을 내줬다. 세컨드 볼 상황에서 케르자코프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이후 한국은 적극적으로 러시아 측면을 공략하며 골을 노렸다. 후반 37분 손흥민을 빼고 김보경(카디프 시티)을 넣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남아 있는 온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마지막 쉴 새 없이 퍼붓는 러시아 공격을 막아 내며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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