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축 미드필더 기성용이 18일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러시아와 경기에서 뚜렷한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다. / MBC 방송 캡처

[스포츠서울닷컴ㅣ이성노 기자]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에서 강적 러시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이끌어 냈다.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은 중원에서 강한 압박과 더불어 적재적소에 찔러 주는 볼 배급으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18일(이하 한국 시각)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러시아와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 내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포백 앞에서 1차 공격을 차단하는 한편 후방에서 '킬러 패스'를 뿌려 주며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앞선 튀니지(0-1 패), 가나(0-4 패)와 경기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였던 기성용은 이날 러시아전에선 단연 대표팀의 '중원의 키(Key)'였다. 뛰어난 신체 조건을 앞세운 러시아 중원과 맞서 절대 밀리지 않았다. 한 발 더 뛰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강력한 태클로 상대 공격수와 정면으로 맞섰다.

장기인 패스는 기성용을 더욱 빛나게 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 팀 통틀어 최다인 71번 패스를 시도했고 94%의 성공률을 보이며 '중원 사령관'의 구실을 톡톡히 했다. 러시아 패스 성공률이 83%인 것을 고려하면 기성용의 볼 배급 능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후반 5분엔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공수에서 모두 빛났다.

경기 후 기성용은 "러시아의 플레이를 잘 차단한 것 같다. 처음 나간 선수도 많은데 훌륭히 해낸 것 같다"며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이어 "선수들이 전체적인 면에서 세밀하게 가다듬으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두 번째 경기가 중요하기에 꼭 이긴다는 자세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성용은 그동안 팬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전에서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터진 SNS 파문까지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섰던 기성용이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전에서 보인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단번에 잠재웠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소중한 승점 1을 획득한 한국은 오는 23일 알제리, 27일엔 벨기에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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