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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러시아전] '재치와 쓴소리' 안정환 해설위원의 두 가지 매력
기사입력 : 2014.06.18 (수) 15:35 | 최종수정 : 2014.06.18 (수) 18:24 | 댓글 0
 [러시아전] '재치와 쓴소리' 안정환 해설위원의 두 가지 매력
안정환 MBC 해설위원이 '안정환 어록'을 만들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안정환 위원. / 스포츠서울닷컴 DB

[스포츠서울닷컴ㅣ이준석 인턴기자] "때땡큐 아킨페프, 이근호에게 소주 한잔 살 것!"

안정환(38) MBC 해설위원의 톡톡 튀는 입담이 주목받고 있다.

안 위원은 18일(이하 한국 시각)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러시아와 대결에서 '구수한 입담'과 함께 경기 해설을 진행했다. 이미 '안정환 어록'이라는 말이 나온 상황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친근하게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안 위원은 선수 은퇴 후 K리그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다 이번 월드컵을 맞아 생애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무뚝뚝한 성격에 '테리우스'라는 귀공자 이미지였던 그가 축구 해설에 적응할 수 있을지 많은 축구 팬들이 관심을 보였다. 안 위원은 '친근한 해설'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축구계 비하인드 스토리와 재미있는 표현 등을 적절히 섞어 시청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개막전부터 안 위원의 '기발한 표현'은 화제를 모았다. 브라질의 오스카가 경기 종료 직전 '토 킥'으로 쐐기골을 뽑아내자 '콕발'이라는 생소한 표현으로 설명을 곁들였다. 안 위원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저걸 '콕발'이라고 한다. 저 상황에서 '콕발'로 골을 넣다니, 오스카가 정말 대단하다"며 칭찬했다. 경기 이후 오스카의 추가골만큼 '콕발'이라는 말이 관심을 모으며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안 위원은 친근한 표현과 설명으로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라보나킥을 '꽈배기킥'으로 표현하면서 이해를 도왔고, '가랑이 슈팅', '탱큐골' 등의 재미있는 표현으로 '안정환 어록'을 만들어나갔다. 하지만 '쫑났다'(블로킹을 의미)라는 다소 부적절한 표현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전에서도 '안정환 어록'은 어김없이 터져나왔다. 특히, 후반 23분 이근호의 선취골이 나오자 안 위원의 입이 가벼워졌다. 그는 "땡큐가 아니라 때땡큐 골"이라면서 "때땡큐는 땡큐보다 더욱 좋은 것"이라며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의 실수가 한국의 선취골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월드컵 첫 골을 터뜨린 이근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나중에 소주 한잔 사줄 것이다"고 덧붙였고, 함께 해설한 송종국(35) 위원은 "소주는 무슨 소주냐"면서 "더 좋은 것을 사는 게 어떨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 위원의 어록이 빛나는 이유는 재치만큼 날카로운 지적 또한 뒤따르기 때문이다. 선배의 눈으로, 그리고 해설가의 눈으로 잘못된 것들은 바로바로 짚어주면서 카리스마를 더하고 있다.

러시아전에서 안 위원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29분 알렉산더 케르자코프(32·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게 동점 골을 내주자 '버럭 안정환'으로 변신했다. 어설픈 위치 선정과 수비를 보인 황석호를 향해 매를 들었다. "오프사이드 반칙이라고 손을 들기 전에 (수비하기 위해) 발이 먼저 올라갔어야 했다"며 "황석호의 손이 먼저 올라갔다"고 꼬집었다.

재치와 쓴소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해설위원 안정환. 그가 새로운 도전과 함께 또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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