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잠실 야구장에서 만난 김태완(왼쪽) 씨와 김성철 씨는 이날 러시아와 경기에서 비긴 한국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내놨다. / 잠실구장=김동현 인턴기자

[스포츠서울닷컴｜김동현 인턴기자] "8강은 어렵겠지만, 16강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18일 오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서 <스포츠서울닷컴>이 만난 김태완(21), 김성철(22) 씨는 이같이 말했다. 담담한 말투에서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빛났다.

이날 오전 한국 국민들의 눈은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러시아와 일전에 쏠렸다. 온 국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지구 반대편까지 전해졌는지 한국은 '최약체'라는 외신 및 국내 언론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러시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1-1 무승부를 따냈다.

김태완 씨와 김성철 씨도 한국의 이러한 선전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김태완 씨는 "사실 전혀 기대를 안 했다. 알제리, 벨기에보다 러시아가 조금 떨어지는 상대인 것 같다"면서도 "무승부도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았다. 김태완 씨는 "박주영(29·아스널)보다 이근호(29·상주 상무)가 수비진을 헤집는 능력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의 투입으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며 이근호를 칭찬했다. 후반 22분 이고르 아킨페프(28·CSKA 모스크바)의 실수를 유도하며 골을 만든 슈팅에 대해서도 "굉장히 잘 찼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 사람이 뽑은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 김태완 씨는 "허리에서 잘 지탱해준 한국영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고 김성철 씨도 "한국영의 활동량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가장 잘 해준 선수"라 말했다.

반면 아쉬운 선수도 있었다. 홍정호의 부상에 대해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김성철 씨는 "홍정호가 오늘 부상으로 교체되지 않았나? 교체 투입된 황석호(24·산프레체 히로시마)가 그를 대신할 만한 선수인지 다소 궁금하다"며 홍정호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김태완 씨도 "유럽에서 뛰는 베스트11과 국내파, 백업 선수들은 실력 차가 나는 것 같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거침없이 말을 이어간 이들은 올 시즌 프로야구에 이어 월드컵에서도 불어닥친 오심 논란에 대해서도 소신을 펼쳤다. 후반 29분 오프사이드 논란을 일으킨 알렉산더 케르자코프(31·제니트)의 동점골에 대해서 이들은 "문전에서 워낙 혼전이었고 이렇다 할 판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심판도 사람인데 충분히 실수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사상 첫 원정 8강에 대해선 무리라며 입을 모았지만, 16강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완 씨는 "남은 팀들이 무척 강하더라. 알제리와 비겨도 굉장히 잘한 것 아니냐"면서 "16강은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8강은 정말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철 씨는 "알제리전과 벨기에전 결과에 따라 16강은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알제리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분발을 당부했다.

한국은 오는 23일(한국 시각)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앞서 벨기에에 1-2로 석패한 '아프리카의 복병' 알제리와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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