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부진을 이어 가고 있다. 사진은 19일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카메룬과 크로아티아전에서 베누아 아수 에코토(왼쪽)와 벤자민 무칸디오가 몸싸움을 하고 있는 장면. / MBC 방송 화면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ㅣ이성노 기자]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 '4위-2위-3위-3위-4위', 20일(이하 한국 시각) 아프리카 국가들이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기록하고 있는 성적표다. 자칫 16강 토너먼트에서 흑인 특유의 탄력 넘치는 플레이를 못 볼 가능성도 엿보인다.
코트디부아르는 20일 오전 브라질리아의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콜롬비아와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22·AS모나코)와 후안 퀸테로(21·FC 포르투)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끌려갔고, 제르비뉴(27·AS 로마)가 추격 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승점 획득에 실패한 코트디부아르는 1승 1패(승점 3)로 조 2위를 유지했지만, 3차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 마지막 그리스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이다.
A조에 속한 카메룬으로 눈을 돌려보면 처참하다. 카메룬은 전날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0-4로 크게 졌다. 지난 14일 멕시코전 0-1 패배에 이어 2패를 기록한 카메룬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카메룬은 어이없는 장면을 연이어 연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전반 40분 알렉산드로 송(27·FC 바르셀로나)은 공과 상관없이 크로아티아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28·바이에른 뮌헨)의 등을 팔꿈치로 때려 퇴장당했다. 설상가상, 후반 추가 시간에는 같은 편끼리 몸싸움을 하고 자멸했다. 베누아 아수 에코토(30·퀸즈파크 레인저스)와 벤자민 무칸디오(25·AS 낭시)는 서로를 밀쳐 내는 험한 꼴을 보이고 무너졌다. 카메룬은 브라질에 입성하기 전부터 보너스 지급 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고 훈련을 거부하는 등 부진을 예고한 바 있다.
F조의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 역시 16강 진출을 장담할수 없다. 17일 조 최약체로 평가 받는 이란과 지루한 공방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 획득에 만족했다. '유럽의 복병'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강력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일전을 남겨 두고 있어 16강 진출이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독일, 포르투갈과 함께 '죽음의 G조'에 묶인 가나 역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17일 '가장 해볼 만한 상대'로 여기던 미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패하며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지난 대회 8강 팀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오는 22일 '전차군단' 독일, 27일엔 '유럽의 브라질' 포르투갈전을 남겨 두고 있어 험난한 여정이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의 프랑스' 알제리 역시 첫 경기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알제리는 18일 조별리그 H조 1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전반 25분 소피앙 페굴리(25·발렌시아)가 페널티킥 골을 터뜨리고 앞서 갔지만, 후반 25분 마루앙 펠라이니(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후반 35분 드리스 메르텐스(27·나폴리)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고 1-2로 역전패했다. 조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알제리는 남은 한국과 러시아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아프리카 팀들은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모로코는 잉글랜드-포르투갈-폴란드와 조별리그에서 만나 1승 2무를 기록해 16강에 올랐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카메룬이 8강에 올랐고, 1994 미국 월드컵과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나이지리아가 16강에 진출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세네갈이 8강 고지를 점령했고,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가나가 각각 16강과 8강에 올라 아프리카 축구의 매서운 맛을 보였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아프리카 5개국이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모두 조별리그 탈락 위기를 맞고 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댓글을 등록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