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이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동료들끼리 다투는 어이없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 MBC 중계화면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ㅣ이현용 기자] 조별리그 48경기 가운데 26경기가 끝났다.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인 무대인 만큼 높은 수준의 경기력으로 축구 팬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스페인의 경기력보다 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카메룬의 비신사적인 행동들이었다.
카메룬은 19일(이하 한국 시각)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0-4로 크게 졌다. 지난 14일 멕시코전 0-1 패배에 이어 2패를 기록한 카메룬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카메룬은 형편없는 경기력은 물론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이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크로아티아전 전반 40분 알렉스 송(27·FC 바르셀로나)은 공과 상관없이 크로아티아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28·바이에른 뮌헨)의 등을 팔꿈치로 찍어 레드카드를 받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 행동이었다. 자신의 퇴장을 직감한 송도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나갔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동료들끼리 다투는 촌극이 펼쳐졌다. 베누아 아수 에코토(30·퀸즈파크 레인저스)와 벤자민 무칸디오(25·AS 낭시)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볼썽 사나운 꼴을 보였다. 아수 에코토가 무칸조에게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박았고 무칸조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거칠게 반응했다.
카메룬은 출발부터 삐거덕거렸다. 브라질에 입성하기 전부터 보너스 지급 문제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훈련을 거부하면서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실망한 축구 팬들이 그들의 호텔 앞에서 시위를 벌였지만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대통령이 나서 사건이 정리됐고 그들은 브라질에 입성했다.
월드컵에서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탄성을 자아내는 팀들이 등장한다. 모든 팀이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의 스페인처럼 많은 이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고개를 숙이는 팀도 생긴다. 하지만 축구 팬이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스포츠 정신이다. 실력도 매너도 '꽝'인 카메룬은 2패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들을 공항에서 반기는 것은 환호가 아니라 야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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