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왼쪽)가 22일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 가나와 대결에서 월드컵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 준비를 하는 클로제. / 유로스포트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ㅣ이준석 인턴기자] '축구황제' 호나우두(38)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2분이면 충분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클로제는 22일(이하 한국 시각) 포르탈레자의 에스타디오 가스텔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26분 천금 같은 동점 골을 터뜨렸다. 투입된 지 2분 만의 일이었다.
토니 크로스(24·바이에른 뮌헨)의 코너킥이 베네딕트 회베데스(26·샬케) 머리를 살짝 스친 뒤 클로제에게 흘렀다. 클로제는 망설이지 않은 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중심은 흐트러졌지만 발끝은 날카로웠다. 클로제는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자신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공중제비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했다.
클로제가 경기장에 나오기 전까지 독일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후반 6분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앙드레 아예우(25·올림피크 마르세유)와 아사모아 기안(29·알 아인)에게 연속 골을 내줘 1-2로 뒤쳐져 있었다. 주도권도 가나에 빼앗겼다. 측면 공격을 막지 못해 전세가 기운 시점이었다.
하지만 클로제가 독일의 패배를 용납하지 않았다. 동점 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경기 종료 휘슬 소리가 울릴 때까지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으며 역전을 시도했다. 후반 45분엔 페널티박스에서 필립 람(31·바이에른 뮌헨)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경기는 2-2로 끝났지만 승리를 향한 그의 열정이 그대로 나타난 경기였다.
클로제에게 브라질 월드컵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꽃미남 공격수'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어느덧 그의 나이는 36살이다. 여전히 뛰어난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는 일찌감치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클로제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라고 있었다. 결국 일을 냈다. 호나우두와 함께 나란히 15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관심사는 클로제가 월드컵 역사상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느냐다. 독일 주전 공격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가 3골을 몰아치고 있어 클로제의 출전 시간이 길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클로제가 '골 냄새를 맡을 줄 아는 선수'인 만큼 호나우두의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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