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축구 강국 스페인과 잉글랜드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 KBS 중계화면, 유튜브 영상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ㅣ박상혁 기자] 세계 축구의 판도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어느덧 반환점을 돈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가 계속되는 이변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빅리그를 보유한 유럽 국가들의 16강 탈락 소식이 연일 이어지면서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비운의 주인공 첫 번째는 FIFA 랭킹 1위의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스페인이 어떤 팀이던가.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연속(2008년·2012년) 우승을 차지한 축구 강국이다.
공격수 디에구 코스타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는 이케르 카시야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사비 알론소 등 선수 구성도 화려하기 그지없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개막 이틀째인 14일(이하 한국 시각)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 대패를 당했고, 19일 2차전 칠레전에서도 0-2로 패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스페인이 거둔 성적은 2패, 1득점 7실점이다. 8년 만에 A매치에서 연패했고 180분 동안 필드골은 없었다. 예선 전적 2패로 24일 예정된 호주전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역시 체면을 구긴 것은 마찬가지다. 잉글랜드는 15일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20일 우루과이에도 1-2로 패하며 예선 전적 2패로 D조 4위를 기록해 25일 예정된 코스타리카전 결과와 상관없이 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이번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다니엘 스터리지와 대니 웰벡 등 '젊은 피'에 스티븐 제라드, 웨인 루니 등 경험 많은 노장들이 조화를 이뤄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보였지만 마지막 2%가 부족했다. 이탈리아전에서는 빠르게 측면을 돌파했지만, 이탈리아의 노련한 수비진을 마지막 순간에 넘지 못했고, 중거리포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우루과이전에서는 루니가 자신의 생애 첫 월드컵 득점을 올렸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예리한 공격력과 달리 수비 조직력이 무뎠고, 후반 막판 집중력에서도 졌던 까닭이다.
이렇듯 스페인과 잉글랜드, 유럽의 두 축구 강국이 무너지면서 축구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나머지 유럽 국가들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국가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남아 있는 팀 중에 가장 좌불안석인 것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를 꺾으며 1승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같은 조의 우루과이 역시 1승1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25일 예정된 두 팀의 3차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된다. 우루과이가 2차전부터 수아레스가 복귀한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가는 이탈리아 역시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전차군단' 독일 역시 현재까지 1승1무로 승점 4를 획득해 G조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16강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경기력과 여러 가지를 봤을 때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이변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축구로 세계를 호령했던 유럽 국가들이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예상 밖 부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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