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가 22일 인천 청라지구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 285타로 정상에 올랐다. /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
[스포츠서울닷컴|인천 청라=임준형 기자] 아마추어 시절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 전향 후 곧바로 우승했지만 이후 1년 6개월 동안 우승 소식이 없어 답답했다. 김효주(19·롯데)가 드디어 마음의 한(恨)을 풀었다.
22일 인천 청라지구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2, 6276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김효주가 2오버파 74타를 쳐 합계 3언더파 285타로 정상에 올랐다. 통산 2승이자 시즌 첫 승을 국내 유일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거뒀다.
김효주는 그간의 서러움부터 털어놨다. "프로 데뷔 후 말은 안 했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동안 기회는 많았는데 잡지 못해 고생했다"고 말한 김효주는 "최종라운드 시작부터 긴장했다. 오랜만에 챔피언조에 올랐고 계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우승한 지금은 말도 못할 정도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유난히 어려운 코스로 출전 선수들을 애먹였다. 단단하고 빠른 그린과 짧지만 좁은 페어웨이가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이를 증명하듯 최종라운드를 마치고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김효주와 배선우(23·롯데마트) 단 둘뿐이다.
김효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핀 포지션이 어려워 안전하게 플레이하자고 생각했다. 이게 들어맞았다"며 "LPGA 투어까지 통틀어 지금까지 겪었던 대회 중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정말 어려운 코스였다"고 설명했다.
김효주는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교체한 투볼 퍼터를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 KLPGA 제공 |
김효주는 이번 대회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새로 교체한 퍼터를 꼽았다. 김효주는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새로운 투볼 퍼터로 교체했다. 새 장비를 들고 메이저 정상을 거머쥔 것이다. 김효주는 "전지훈련 중 사용했던 퍼터로 교체했다. 정말 원하던 퍼터였다"며 "퍼터를 바꾸니 더욱 자신 있는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우승의 일등공신은 퍼터인 것 같다"고 했다.
사실 김효주는 지난해 상금랭킹 4위 자격으로 한국여자오픈과 같은 시기에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출전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김효주는 한국여자오픈 출전을 강행했다. 아버지의 조언 덕분이었다.
"항상 어른 말을 잘 들어야 떡이 생기는 것 같다. 한국여자오픈과 US여자오픈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 아무런 결정도 못 했는데 아버지와 감독이 한국에서 잘하고 외국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여자오픈 출전을 결심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또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미국에 갈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제 1승을 거뒀기 때문에 갈 마음은 없다. 조금 더 좋은 모습 보이고 완벽히 준비가 됐을 때 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상금 2억원을 챙겼다. 시즌 총상금도 3억5938만7637원으로 불어났다. 종전 1위였던 장하나(2억7735만여원)를 끌어내리고 상금랭킹 1위에 올라섰다.
상금왕에 도전할 만도 하지만 김효주는 겸손했다. 김효주는 "생각지도 못했던 우승이기 때문에 욕심은 없다"고 단호히 말한 후 "너무 기다렸던 우승이 나왔기 때문에 남은 시합 동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 받으면 좋겠지만, 욕심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효주는 우승 상금과 함께 주최사인 기아자동차의 올 뉴 카니발하이리무진 차량을 부상으로 받았다. 차량 이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김효주는 "아직 면허가 없다. 결정은 아버지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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