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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장수의 월드컵토크] '1.5군 벨기에'도 결코 만만치 않다
기사입력 : 2014.06.23 (월) 17:29 | 댓글 0
 [이장수의 월드컵토크] '1.5군 벨기에'도 결코 만만치 않다
홍명보호가 '아프리카의 복병' 알제리에 2-4로 패하며 16강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홍명보 감독이 심각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 DB

[스포츠서울닷컴 | 이장수 논평위원] 좋지 않은 모든 부분들이 한 번에 드러난 알제리전이었다. 러시아전에서 해결된 것처럼 보였던 약점들이 다시 나타나면서 대패의 원인이 됐다. 월드컵을 앞두고 가졌던 튀니지, 가나와 평가전에서 발견한 숙제를 여전히 풀지 못한 홍명보호다.

두 번째 골을 내주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고 본다. 상대의 공세를 적절히 차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제골을 허용했고 이후 실책성 플레이로 추가골을 얻어맞으며 스스로 무너졌다. 허무하게 연속 실점을 하다 보니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고, 결국 어설픈 수비로 세 번째 골까지 내주며 패배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후반 들어 매우 공격적으로 나선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물론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하면서 이른 시간에 추격골을 터뜨린 부분은 칭찬받을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수비 집중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면서 쐐기포를 얻어맞았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끌려갔고, 후반 초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수비가 흔들리면서 망연자실 했다. 변명의 여지 없는 완패다.

사실 러시아와 1차전은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다. 팽팽하게 경기를 진행하다가 선취골을 뽑아냈다. 아쉽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중원 압박과 협력 수비가 잘 이뤄지면서 승점을 따냈다. 러시아에 승점 3을 주지 않으면서 조 2위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문제는 러시아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 나쁜 쪽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선수들의 정신 자세나 호흡이 러시아전 이전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알제리를 얕보는 듯한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형성됐고, 알제리전이 아닌 벨기에전까지 염두에 두고 경기를 펼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선수들도 있었다. 경기력의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는 기회에서 알제리의 예상된 공격을 역이용 하지 못하고 무너졌으니 더욱 아쉽다. 러시아전에서 품었던 기대가 알제리전으로 인해 다시 걱정으로 바뀌었다.

2연승으로 16강행을 확정한 벨기에가 우리와 3차전에서 주전들 여러 명을 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 벨기에가 16강 진출에 그저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조 1위로 올라가 독일을 피하려고 할 공산이 크다. 주전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더라도 팀의 큰 중심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한국을 상대로 승점을 따내면서 조 선두를 확정 짓는 밑그림을 그릴 게 분명하다.

해답은 결국 벨기에가 아닌 우리 내부에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정말 벨기에가 1.5군으로 나서더라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선수층이 두꺼운 벨기에의 후보 선수들이 오히려 주전보다 의욕이 더 앞설 가능성이 있고, 알제리전에서 우리의 약점이 너무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적을 바란다면, 기적을 얻을 자격이 있을 정도로 철저히 준비하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 벨기에에 기대 기적을 바라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알제리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우리의 현주소임을 인정하고, 겸허한 자세로 벨기에에 도전장을 내밀어야 한다.

스포츠서울닷컴 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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