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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가 19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이 경기로 칠레는 16강 진출을 확정했고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 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ㅣ이현용 기자] 19번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나란히 나눠 가진 유럽(10회)과 남미(9회)의 명암이 브라질에서 엇갈리고 있다. 10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25일(이하 한국 시각) 현재 남미는 6개국 가운데 5~6개국(83~100%), 유럽은 13개국 가운데 3~7개국(23~54%)이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남미의 강세가 유독 도드라진다.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칠레, 콜롬비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까지 5팀이 16강에 들었다. E조 2위 에콰도르마저 16강 진출 티켓을 따낸다면 월드컵에 참가한 남미 6개국 모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다. 남미와 인접한 북중미도 덩달아 선전하고 있다. 4개국 가운데 멕시코와 코스타리카가 16강에 올랐고 미국도 토너먼트에 근접했다. 반면 유럽은 네덜란드와 그리스, 벨기에 단 3팀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통의 강호'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짐을 쌌다.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은 크로아티아도 조별리그 탈락으로 고개를 숙였다. 16강 진출이 유력한 국가는 독일, 프랑스다. E조 3위 스위스는 에콰도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의 포르투갈은 반전 드라마를 쓰지 않는 한 토너먼트를 즐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와 유럽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그룹은 D조다. 지난해 12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 추첨을 마쳤을 때 축구 팬 대부분 죽음의 D조라 불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우루과이, 9위 이탈리아, 10위 잉글랜드에 28위 코스타리카가 D조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국가가 무려 3팀이나 있다. '토너먼트의 강자' 이탈리아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의 아성에 우루과이가 도전하는 형세를 예상하는 축구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북중미의 코스타리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전에서 3-1, 21일 이탈리아전에서 1-0으로 2연승을 달렸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남미의 우루과이는 극적인 승리로 16강행을 확정했다. 25일 열린 최종전에서 후반 36분에 터진 디에고 고딘의 결승골에 힘입어 이탈리아를 1-0으로 눌렀다. 남미와 유럽의 성적표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2승1패의 우루과이가 1승2패에 그친 이탈리아를 제쳤다.
결국 죽음의 조에서 유럽 국가들은 생존에 실패했다.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와 우루과이에 연달아 1-2로 패해 2경기 만에 탈락이 확정됐다.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축제를 마쳤다. 잉글랜드의 조별리그 탈락은 1958 스웨덴 월드컵 이후 56년 만의 일이다. 이탈리아는 최종전을 앞두고 2위 우루과이에 골 득실이 앞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패하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탈리아가 조별리그에서 2개 대회 연속 탈락한 것은 1962년과 1966년 이후 48년 만이다.
유럽의 몰락은 스페인의 탈락과 궤를 같이한다. 유로 2008부터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까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에 빛나는 FIFA 랭킹 1위 스페인은 8년 만에 A매치 2연패를 월드컵 무대에서 기록하며 무너졌다. 네덜란드에 1-5로 크게 패하며 휘청거린 스페인은 남미의 칠레에 0-2로 지면서 악몽은 현실이 됐다. '무적함대'가 네덜란드에 어뢰를 맞았고 칠레라는 암초를 넘지 못하고 가라앉은 것이다. 강력한 우승후보의 다소 어이 없는 퇴장이었다.
남미는 대부분 팀이 선전하고 있다. E조 2위 에콰도르만이 16강 진출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을 뿐이다. '개최국' 브라질은 예상대로 순항하며 2승1무로 A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을 무너뜨린 칠레와 8강행을 두고 다툰다. C조 콜롬비아는 3연승으로 조 1위에 올랐다. 3경기 가운데 2번이 3골 차 완승이었다. 콜롬비아는 8강에서 우루과이를 만난다. 같은 대륙간 대결이 성사되면서 남미는 최소 2팀이 8강 티켓을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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