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5승] '괴물 피칭'으로 '전국구 에이스' 꺾다

류현진이 27일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 선발로 나서 7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빼어난 투구력을 보인 끝에 시즌 5승 달성에 성공했다. / 스포츠서울닷컴DB

[스포츠서울닷컴ㅣ신원엽 기자] 그야말로 '코리안 몬스터'다. 꿈의 기록인 '퍼펙트 게임'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 비록 8회 흔들리며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야구장을 가득 메운 메이저리그 팬들이 기립 박수를 보낼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상대 선발이자 '전국구 에이스' 조니 쿠에토(28·신시내티 레즈) 역시 대체로 뛰어난 투구 내용을 보였으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완벽투 앞에 무너지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쿠에토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에이스로 평가받아 왔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치기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해 4승 3패에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직전 경기인 지난 21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4-9 패)에서 5.1이닝 6피안타 8실점(6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 경기 전까지 9경기 연속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록은 1909년 해리 크라우제(당시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가 작성한 10경기 연속에 이어 105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좋은 성적이다. 게다가 탈삼진(82개)과 피안타율(0.146), 이닝당 출루 허용률(0.74) 등 투수 주요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쿠에토는 류현진의 벽을 넘지 못했다. 27일(이하 한국 시각) 캘리포니아 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시즌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다저스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볼넷 4실점(1자책)으로 시즌 4패(4승)째를 떠안았다. 수비 실책으로 뼈아픈 점수를 내준 게 결정적인 패인이지만, 상대 선발인 류현진이 7회초까지 탈삼진 7개를 포함해 21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퍼펙트 행진'를 이어가며 든든히 버틴 게 컸다. 0-1로 뒤지던 7회말 실점할 때도 1사 2, 3루에서 나선 류현진에게 쉽게 승부하지 못했고, 결국 유격수 실책으로 통한의 점수를 내준 뒤 강판됐다. 류현진과 벌인 팽팽한 투수전으로 너무 긴장한 탓이다.

"거의 완벽했다." 이날 경기 후 미국 언론들은 류현진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ESPN은 '류현진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평가했고, AP 통신은 8회초 희생 플라이로 류현진에게 처음 점수를 얻은 크리스 헤이시의 인터뷰를 인용해 "류현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공을 잘 던졌다"고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이날 7.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 호투로 시즌 5승(2패)째를 거뒀는데, 8회 첫 타자 토드 프레이저에게 좌익 선상 2루타를 맞고 퍼펙트 게임 달성에 실패했다. '7회 주루 플레이로 리듬이 깨지지 않았다면…'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류현진의 투구는 정말 대단했다. 이날만큼은 쿠에토를 넘어 '전국구 에이스'의 위용을 떨친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