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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Si월드컵 프리즘] 네덜란드-코스타리카-멕시코, '같은 듯 다른' 스리백 전술
기사입력 : 2014.06.26 (목) 10:00 | 댓글 0

 [SSi월드컵 프리즘] 네덜란드-코스타리카-멕시코, '같은 듯 다른' 스리백 전술
네덜란드, 칠레,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 스리백을 사용하는 팀들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선전이 눈부시다. / 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닷컴ㅣ이현용 기자]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네덜란드(1-5), 칠레(0-2)에 패하며 조별리그 2경기 만에 무너졌다. 스리백에 꼼짝없이 당했다. 코스타리카는 죽음의 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구시대 유물로 천대 받던 스리백의 선전이 눈부시다. 수비수가 3명이라고 같은 전술이 아니다. 네덜란드, 칠레, 코스타리카, 멕시코 모두 다른 색의 스리백으로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 '티키타카' 스리백에 무너지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조별리그 초반 2경기에서 스리백으로 나선 팀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처참한 패배였다. 스페인은 지난 14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크게 졌다. 네덜란드는 론 플라르(29·아스톤 빌라)를 중심으로 스테판 데 브라이(22), 브루노 마르틴스 인디(22·이상 페예노르트)를 측면에 두는 스리백을 사용했다. 윙백으론 달레이 블린트(24·아약스)와 대릴 얀마트(25·페예노르트)가 자리했다. 촘촘하게 수비 라인을 구성해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수비 상황에서 5명의 선수가 수비진에 자리했고 미드필더 2명까지 스페인을 압박했다. 전진 패스로 상대 수비 라인 간격을 흔들어 득점을 노리는 스페인은 7명의 네덜란드 수비와 싸워야 했다. 스페인은 수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당황했다. 뒤로 공을 돌리면서 골을 위한 패스가 아닌 패스를 위한 패스가 이어졌다. 수비 라인을 관통한 전진 패스는 번번이 수비에 걸렸다.

네덜란드 윙백들은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흔히 윙백에게 요구하는 돌파 위주의 공격이 아니었다. 역습 과정에서 얼리 크로스를 자주 시도했다. 오버래핑으로 생기는 수비 뒷공간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블린트는 로빈 판 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점골과 아르옌 로벤(30·바이에른 뮌헨)의 역전골을 도왔다. 네덜란드에 힌트를 얻은 칠레도 스페인을 무너뜨렸다. 공격 상황에서 수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스페인은 공을 뒤로 돌리다가 빼앗겨 선제골을 내줬고 결국 0-2로 졌다. 스페인이 이긴 것은 볼 점유율뿐이라고 할 정도로 칠레가 잘 풀어간 경기였다.

◆ 스위퍼 없는 스리백, 오프사이드 트랩 활용↑

코스타리카는 이번 월드컵 최대 이변의 팀이다. 죽음의 D조에서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이탈리아도 짐을 쌌다. 프란츠 베켄바우어(69)와 같은 뛰어난 스위퍼는 없었지만 빼어난 수비 조직력으로 이변을 만들었다.

코스타리카는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무려 11개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이끌어 냈다. 이번 대회 한 경기에서 나온 가장 많은 수치다. 3명의 수비수와 좌우 윙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라인을 유지했다. 윙백이 수비진보다 조금 앞서서 수비에 나섰고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이탈리아 공격수를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묶었다. 수비 라인을 의식한 이탈리아는 스스로 무너졌다. 14번이나 가로채기를 당했다. 코스타리카는 볼 점유율에서 42-58로 크게 뒤졌지만 골문 앞 점유율에서는 17-12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탈리아는 좀처럼 문전으로 침투하지 못하고 0-1로 무릎을 꿇었다.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도 스리백은 오프사이드 반칙 6개를 이끌어냈다.

◆ '공격적 스리백' 멕시코

전통적으로 스리백을 선호한 멕시코는 공격적 스리백으로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멕시코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카메룬을 1-0으로 이겼다. 수비 숫자를 5명으로 가져 가기 위해 스리백을 사용한 네덜란드, 칠레와 달리 멕시코는 역습 상황에서 공격수를 5명으로 늘리기 위해 스리백을 가동했다.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33·클럽 아메리카), 엑토르 모레노(26·에스파뇰), 라파엘 마르케스(35·클럽 레온)가 수비를 견고하게 지켰고 미구엘 라윤(26)과 파울루 아길라르(28·이상 클럽 아메리카)는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했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24일 크로아티아전에서도 3-1로 화끈한 승리를 거뒀다. 1-0으로 앞선 후반 30분 역습 과정에서 성공한 두 번재 골이 백미였다. 공중볼을 따낸 멕시코는 공격에 나섰다. 오비에 페랄타(30·산토스 라구나)와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순식간에 수비수를 제쳤고 안드레스 과르다도(28·레버쿠젠)와 아길라르까지 순식간에 4명이 문전으로 쇄도했다. 결국 과르다도가 가볍게 차 넣어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브라질에서 다양한 형태의 스리백이 축구 팬을 놀라게 하고 있다. 16강에서 스리백의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네덜란드와 멕시코가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스리백의 싸움에서 효과적인 전술 변화로 8강 고지를 점령할 팀이 어딜지 축구 팬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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