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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Si월드컵 골라인] '빠른' 잉글랜드가 '느린' 이탈리아에 패한 이유
기사입력 : 2014.06.15 (일) 12:57 | 댓글 0
 [SSi월드컵 골라인] '빠른' 잉글랜드가 '느린' 이탈리아에 패한 이유
잉글랜드의 스터리지(9번)가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특유의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발로텔리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스포츠서울닷컴 | 심재희 기자] 잉글랜드가 달라졌다. 과거 무기력했던 모습을 확실히 떨쳐냈다. 하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빠르고 역동적이었지만 2% 부족했다.

잉글랜드는 15일 오전 (이하 한국 시각) 마나우스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젊은 피'를 앞세워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보였지만 이탈리아의 노련미를 당해내지 못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잉글랜드는 중원과 공격에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배치했다. 지난 시즌 잉글리스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에 올랐던 다니엘 스터리지를 원톱에 배치하고, 라힘 스털링, 대니 웰벡, 웨인 루니에게 공격 지원을 맡겼다. 조던 헨더슨이 '백전노장' 스티븐 제라드와 더블 볼란치를 이뤘다.

경기 초반부터 잉글랜드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매서운 공격력을 과시했다. 스털링이 중원과 측면을 휘저으면서 공격 에너지를 끌어올렸고, 웰백과 스터리지는 전방에서 이탈리아 수비진을 몰고다니며 찬스를 엿봤다. 여기에 강력한 중거리포까지 곁들이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도 가장 중요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스피드에서 앞서며 득점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빠르게 측면을 돌파했지만 이탈리아의 노련한 수비진을 마지막 순간에 넘지 못했고, 중거리포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결론적으로, 스피드에서 우위를 점한 잉글랜드였지만 집중력에서 뒤지며 패배의 쓴 잔을 들었다. 전반 35분 코너킥 위기 상황에서 안드레아 피를로의 절묘한 페인팅에 속아 넘어가면서 위기를 맞았고,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에게 중거리포를 얻어맞고 먼저 실점했다. 2분 뒤 루니와 스터리지가 환상적인 공격력을 발휘하면서 동점을 이뤘지만, 후반 5분 마리오 발로텔리를 놓치며 헤딩 결승골을 내줬다.

잉글랜드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스피드와 패스워크를 보완하며 공격의 짜임새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템포와 압박을 살리지 못했다. 상대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아 피를로를 놓치면서 이탈리아에 결정적인 찬스를 쉽게 내줬고, 전체적으로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압박이 부족해 수비수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경기 운영의 강약조절에 실패하면서 체력까지 떨어져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분명 가능성을 보였다. 빠르고 날카롭고 역동적이었다. 그러나 내실이 부족했다. 축구에서 스피드는 승리를 위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템포와 압박 등 다른 부분들이 잘 곁들여져야 위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잉글랜드는 빨랐지만 다른 부분에서 부진했고, 이탈리아는 빠르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팀 밸런스가 매우 좋았다. '빠른' 잉글랜드가 '느린' 이탈리아에 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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