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코트디부아르에 1-2로 패했다. 혼다(왼쪽)가 선취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지만, 일본은 후반 중반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유튜브 영상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 | 이장수 논평위원] 일본이 선취골을 지키지 못하고 코트디부아르에 1-2로 패했다. 선취골을 넣기 전까지 흐름이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주도권을 내주면서 고개를 숙였다. 선취골이 독이 됐다.
전반 15분 혼다 게이스케의 골이 터지며 1-0으로 앞선 이후 일본은 수비 위주로 지키려고 했다. 경기 운영이 잘못됐다. 정상적으로 계속 경기를 펼쳤다면 충분히 추가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 코트디부아르가 예상보다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좀 더 몰아붙였다면 더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수비를 두껍게 하며 리드를 지키려고 한 소극적인 자세가 코트디부아르의 기를 살려준 꼴이 됐다.
후반 들어 일본은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후반 15분 이후에 선수들의 발이 눈에 띄게 무뎌졌다. 전체적인 압박이 느슨해지면서 위기의 분위기를 맞이했고, 결국 후반 중반 연속골을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스스로 뒷걸음질을 치면서 수세에 몰렸고, 쫓기는 분위기 속에서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일본의 핵심 선수라 할 수 있는 가가와 신지의 부진은 패배의 또 다른 원인이다. 가가와는 이날 경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 문제였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많이 경기에 나서지 못해 좋은 리듬과 자신감을 좀처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실점 이후에 집중력이 매우 좋아졌다. 선취골을 내준 뒤 분위기를 자신들 쪽으로 잘 만들어갔고, 후반 중반 놀라운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체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일본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면서 승점 3을 챙겼다. 일본과 반대로 코트디부아르에 실점이 약이 됐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이 모두 종료될 때까지 리드를 지켜야 승리를 거두는 게 축구다. 리드를 잡고 있거나 당하고 있거나 흐름을 잘 살려 종료 시점의 스코어에서 앞서야 승전고를 울릴 수 있다. 일본이 15분 만에 선취골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지나친 '안전 운행'으로 결국 패배의 쓴 잔을 들고 말았다.
스포츠서울닷컴 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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