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7일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독일과 경기에서 프리킥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MBC 방송 캡처 |
[스포츠서울닷컴ㅣ이성노 기자]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월드컵에선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다. 어느덧 273분 동안 골 침묵을 지키고 있다.
호날두는 17일(이하 한국 시각)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독일과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주포'가 침묵한 포르투갈은 독일에 0-4로 대패했다. 호날두는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모두 7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 슈팅은 2개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론 크게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지난 시즌 클럽에서 보여줬던 파괴력은 없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4분, 독일 왼쪽 진영을 돌파한 뒤 우고 알메이다(30·베식타스)에게 '킬러 패스'를 찔러주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이후 전반 6분 첫 슈팅을 기록한 그는 2분 뒤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유효 슈팅을 날리며 매서운 발끝을 자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전반 37분 중앙 수비수 페페(31·레알 마드리드)가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에게 박치기 반칙을 하며 퇴장당했다. 이후 포르투갈은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호날두는 전방에서 자주 고립되는 장면을 연출했다. 팀은 뮐러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는 등 경기 내내 독일에 고전했다. 호날두는 0-4로 뒤진 후반 46분,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서 마지막 기회를 노렸다. 오른발 무회전 슈팅을 때렸지만,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의 선방에 막혀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월드컵 3경기째 무득점이다. 호날두는 지난 2010 남아공 대회 조별리그 G조 2차전 북한과 경기에서 6-0으로 크게 앞선 후반 42분 팀의 일곱 번째 골을 책임진 뒤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후 0-0으로 비긴 브라질과 조별리그 3차전, 0-1로 패한 스페인과 16강전에서 연이어 침묵을 지켰다.
호날두는 2013~2014시즌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리그에서 31골,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17골을 쏟아 부으며 2개의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왔다. 지난해 11월 스웨덴과 브라질 월드컵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4골을 폭발하며 이번 대회 활약을 예고했지만, 기대했던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좌절하긴 이르다. 포르투갈은 오는 23일 미국, 27일 가나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포르투갈에 뒤진 팀을 상대로 '골 폭죽'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가 오랜 골 침묵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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