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일련의 사건이 벌어졌다. 과도한 플라핑을 보인 이정현에게 밀려 넘어졌다가 심판이 수비자 파울을 선언하자 격분한 이관희가 이정현의 가슴을 밀쳐서 넘어뜨렸다. 일단 삼성이 2차전 경기를 이겼지만, 심판들의 애매한 판정과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의 선,후배 발언 등이 겹쳐 큰 이슈가 되었다.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이관희에게 1경기 출전 정지와 2백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고 이정현에게도 1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밀착수비에 밀쳐버리는 이정현
질 수 없는 바디체크
이관희는 이정현과 연세대학교 1년 선후배 사이로 상무에서도 한 팀으로 뛰었던 사이임에도 유독 프로 무대에서만큼은 악연을 이어 나가고 있어 농구 팬들은 의아해한다. 포지션이 겹치기에 자주 부딪히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저렇게 서로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 팬들 사이에서는 두 선수가 예전부터 사적인 감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일단 농구 관계자들은 왜 악연인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짐작하거나 혹은 둘의 이러한 악연의 이유를 아는 눈치이다. 실제로 이관희와 이정현은 상무와 국대 연습경기에서도 주먹다짐을 했었다. 각 선수들에게 인터뷰를 하면 서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얘기하며 회피하는 모습이다.
두 선수를 비교해 본다.
- 프로필 -
이정현은 1987년 3월 3일 생으로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부산KT에 지명되지만 당시 안양KT&G가 시즌 중 외국인선수 나이젤 딕슨을 부산KT에 보내면서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는데 그리하여 안양KT&G로 입단하게 된다. 드래프트 당시에는 예상보다 높은 순위로 지명됐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데뷔시즌부터 실력으로 본인의 지명이 실수가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이관희는 1988년 4월 29일 생으로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제 15순위로 서울 삼성에 입단 지명되었다. 지명 순위에서도 보이듯 주전급 선수가 아니었지만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로 평가 받았다. 실제로 후보선수 정도로 코트에 나왔었으나 엄청난 연습벌레로 유명하여 비시즌 기간에 필리핀리그까지 진출할 정도로 농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면서 실력이 크게 늘었다. 노력의 결실로 17-18시즌에는 팀 주전으로 18-19시즌에는 팀 에이스로 거듭나게 되었다.
- 연봉 -
이정현은 기존 7억 2천에서 5억으로 대폭 삭감되었는데 19-20시즌 활약이 전 시즌보다 줄긴 했으나 2억 이상 삭감될 만큼은 아니었다. 전력강화를 위한 FA 영입 선수가 많았고 MVP급 활약을 보여준 송교창 선수의 연봉 상승 등으로 인해 선수의 양보 내지 희생이 뒤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여전히 팀내 최고 연봉액 임은 여전하다.
이관희는 FA자격을 얻어 서울 삼성과 계약 연장을 하게 되었다. 1년 보수총액 3억 5천에 재계약했는데 대부분 3년, 길게는 5년 정도 계약기간을 선호하는 반면 이관희 선수는 1년의 짧은 계약을 맺었다. 더 좋은 활약을 통해 1년 후 보다 나은 FA계약을 노려보는 모양새다.
- 플레이스타일 -
두 선수 모두 슈팅가드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이정현은 상황에 따라 포인트가드, 스몰포워드도 가능한 전천후 가드라 볼 수 있다. 그의 최대 장점은 2대2플레이에 능하다는 것인데 18-19시즌에는 브랜든 브라운과 KBL최고의 공격 듀오로 손꼽혔다. 3점슛은 거리도 멀고 타점이 높아 막기 힘든데 경기당 1.8개를 기록, 최근 5시즌은 2개 이상의 성공 개수를 보여줬다. 아쉬운 점은 성공률이 높지는 않아 정교한 슈터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스피드가 빠른 것은 아니지만 파워가 있고 신체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돌파하면서 수비를 달고 슛을 올라가더라도 성공시킬 수 있고 최소한 파울을 얻어내는 선수이며 딱히 수비에 약점을 보이는 선수도 아니다. 상대가 돌파할 때 뒤에서 공을 쳐내는 시도를 자주하는데 꽤나 효과적이어서 스틸 기록도 좋은 편이다. 단점으로는 과도한 플라핑이 있는데 으악새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관희는 외모만큼이나 인상깊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다. 스피드를 바탕으로한 날카로운 컷인과 1:1 돌파가 주특기다. 실제로 플레이를 보면 굉장히 시원시원한 돌파를 보여주는데 데뷔 초 좋지 않던 슈팅능력도 끌어올려 3점과 돌파력을 갖춘 1~2옵션 슈팅가드가 되었다. 수비도 파이팅이 넘치는데 긴 팔을 이용한 스틸도 꽤 능하다. 이정현 선수와 다르게 돌파하는 상대 앞에서 긴 팔을 이용해 스틸하는 능력이 좋으며 승부욕도 강해 클러치타임을 즐기는 타입이다. 단점이자 장점으로 간혹 욕심을 부릴 때가 있는데 실패하면 가관희라고 질타를 받는데도 개의치 않는 선수다.
- 총평 -
전체적으로 두 선수 모두 크게 약점으로 보이는 부분은 없다. 두 선수만 놓고 비교하자면 이정현은 공격력, 이관희는 수비력이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세세하게 놓고 보면 패스에서 이정현 선수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2대2 플레이를 통해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체력은 99점 만점을 줬는데 420경기 연속 출장이라는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이관희는 이정현보다 스피드 부분에서 더 뛰어나다. 적극적인 수비와 더불어 공격 리바운드에서도 보다 적극성을 보이는 등 확실히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답다.
두 선수의 코트 위 신경전에 대해서 무엇 때문인지 언제 해명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사다. 선수생활 중 또는 은퇴 후에 그 이유에 대해 꼭 알려줬으면 한다.
2020 KBL CUP 시작과 함께 신경전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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