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재아 토마스(ISAIAH THOMAS)
신장 174.6cm의 작은 키
세계 최고 수준의 NBA에서 올해의 MVP 후보까지 올랐던 선수.
NBA 올 타임 포인트 가드 네 손가락 안에 뽑히는
아이재아 토마스와 철자 하나 다르고
같은 발음,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
바로 아이재아 토마스다.
1980년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아이재아 토마스와 이름이 비슷한 건 우연은 아니다.
1989년 NBA 파이널, 디트로이트 VS LA 레이커스 경기 도중
토마스의 아버지가 레이커스가 패배한다면 아들 이름을 아이재아로 짓겠다는 내기 때문에
토마스의 이름은 아이재아가 되었다.
80년대 디트로이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아이재아 토마스(ISIAH THOMAS)
전설과 이름이 같아서일까 토마스는 고향인 워싱턴에서
최고 포인트가드 평가를 받는 유망주로 성장했고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NBA 무대에 들어섰다.
너무나도 작은 키 때문에 드래프트 최하위 순위인 60위로 지명되었지만
뚜렷한 장점을 가진 그는 점차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이용해 벤치 대결 구간, 스코어러 역할을 맡아 활약하게 되었다.
수준급 스코어러로 성장한 토마스를 눈 여겨본 보스턴 셀틱스는
2014-15 시즌 트레이드로 토마스를 팀에 합류시킨다.
당시 클러치 타임에서의 해결사가 없었던 보스턴은
토마스가 이 역할에 제격일 것이라 판단했다.
'전략가' 스티븐스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 아래
토마스의 공격 본능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2015-16 시즌 평균 득점을 22.2점까지 끌어올리더니
2016-17 시즌에는 평균 득점이 28.9점에 달했다.
본래부터 뛰어났던 승부사적 기질은 보스턴에 와서 더욱 만개했고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포인트가드로 성장했다.
그의 최대 단점이었던 작은 신장은
오히려 그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트래지션 원맨 3점을 장착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작은 신장덕에 신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순간적인 가감속이 가능했던 것이다.
빠른 속도로 속공하는 과정에서도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 버리며 갑작스레 3점을 성공시켜 버린다.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벼락같은 3점 슛
2016-17 시즌 자유투까지 보정하여 선수의 효율성을 계산한 수치인
TS%가 62.75%에 달했다.
이는 16-17 시즌 NBA 전체 11위에 해당한다.
토마스는 리그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가진 선수인 것이다.
여기서 더욱 주목해 볼 점은
16-17 시즌 보스턴 팀 전체에서 토마스의 공격 관여율은 34%가 넘어갔다는 것.
이는 보스턴이 세 번의 공격을 한다면
그중 한 번은 슛을 하던 패스를 하던 파울을 얻던 토마스가 공격을 한다는 뜻인데
보통 공을 잡는 빈도, 관여율이 높을수록 효율성은 하락하기 때문에
이토록 많은 공 소유를 함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효율성을 가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34% 이상의 공격 관여율과 60% 이상의 효율성을 지닌 선수는
NBA 역사를 통틀어도 아이재아 토마스, 마이클 조던, 제임스 하든 단 세명뿐이다.
위와 같은 놀라운 활약으로
2016년 올스타 선정, 2017년 올스타 선정,
2017년 올-NBA 세컨 팀에 이름을 올렸다.
작은 신장을 가진 이들에게 농구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준 아이재아 토마스.
안타깝게도 토마스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워낙 저돌적인 돌파로 드라이브를 시도했기 때문에
신장, 몸무게 차이가 큰 선수들과의 하드 컨택이 많았다.
필연적으로 불안정한 착지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고
엉덩이, 고관절 쪽 등 하체 밸런스를 담당하는 부분이 좋지 않아 졌다.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음에도 팀을 위해 출전했던
(토마스는 워싱턴과의 PO 6차전부터 부상을 참고 경기에 출전했다.)
토마스는 결국 고관절 부상으로 코트 위에 나서지 못하며 오랜 기간 재활에 전념했다.
2017년 시카고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여동생 시나 토마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지만
팀을 위해 장례식을 미루고 출전을 강행헀다.
이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LA 레이커스를 거치면서
그의 가치는 점차 하락했고
올 시즌에는 덴버 너게츠와 새로운 동행을 알렸다.
덴버에 합류한 이후로도 부상 재활로 출전하지 못했던
토마스는 2월 중순 코트로 돌아와 중요한 시간에 3점을 꼽아 넣으며 활약했지만
복귀 후 10경기를 치른 현재 그의 성적은
평균 14.7분 출장, 7.7점 FG 36.4% 3P 26.5% 1.2R 1.7A 코트 마진 -2.7에 그치고 있다.
전성기였던 16-17 시즌과 성적 차이가 너무나도 크다.
아이재아 토마스의 전성기
2016-17 시즌
33.8분 출전, 28.9점 FG 46.3% 3P 37.9% 2.1R 5.9A 코트 마진 +3.6
서부 컨퍼런스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덴버는 더 이상 토마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예정이다.
말론 감독은 팀을 위해 토마스의 로테이션 출장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고 결국 결정은 내려졌다.
팀을 위해 로테이션 수를 줄여야 한다.
1쿼터는 8명의 선수만 출장하게 될 것이다.
그중 토마스의 이름은 없다."
2년 전만 해도 리그 제일의 선수였던 그는 이제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다.
8개월이 넘는 재활 기간을 거쳐 복귀한 그는 예전의 기량을 잃었다.
최대 장점이었던 30cm~40cm 차이가 나는 골 밑의 빅맨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과감한 드라이브인과 그것을 메이드 시킬 수 있는 뛰어난 밸런스까지.
모두 부상으로 인해 실종됐다.
신장이 훨씬 큰 상대 빅맨을 두려워 하지 않는 과감한 드라이브인
토마스는 더 이상 페인트존 안을 휘젓지 못한다.
부상 복귀 후 경기 모습을 보면 페인트존에 진입한 이후
동료들에게 다시 리턴해주는 킥아웃 패스를 선택하거나 점퍼로 야투를 시도한다.
워낙에 뛰어난 슈팅 지능을 가지고 있던 선수였기 때문에
똑똑한 슛 셀렉션이나 트래지션 3점은 여전하다.
그러나 수비 입장에서는 상대가 돌파할 것인지 패스할 것인지 외곽슛을 시도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보다 막기 훨씬 수월하다.
이제 NBA의 모든 팀들, 코치들, 선수들은 토마스가
더 이상 골 밑을 예전처럼 과감하게 돌파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
토마스를 봉쇄하기 위해선 단지 슛만 견제하면 된다.
압도적인 공격력을 뽐내던 2016-17 시즌에도 토마스의 코트 마진은 +3.6점에 그쳤다.
워낙에 작은 신장으로 인한 빈약한 수비 능력 때문에 상대팀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공격력이 감소한 이후에는 당연하게도
토마스의 코트 마진은 계속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 중이다.
2017-18 시즌 -3.7점을 기록했으며
2018-19 시즌에는 -2.7점을 기록 중이다.
팀원들의 수비력까지 약했던 클리블랜드에서는 -8.9점에 달하기도 했다.
이 정도 수치면 토마스가 코트 위에서 뛰면 뛸수록 팀의 패배 확률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스티븐스 감독이 토마스를 중심으로 구축한 수비적 시스템이 없다면
그는 평범한 로테이션급 기량 혹은 그 이하의 선수라는 것이 까발려진것이다.
시련의 시기를 극복하고 아이재아 토마스는 다시금 MVP급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까.
기량 회복은 커녕 당분간은 코트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힘들게 되었다.
글=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