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순위경쟁, 7팀 중 6팀이 봄배구 가능성
4라운드까지 마친 시점에서 무려 7팀 중 6팀이 봄배구가 가능하다. 올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나온 역대급 순위 경쟁에 감독과 선수들도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3-1(24-26, 27-25, 28-26, 33-31)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에서 GS칼텍스가 이겼다면 승점 36점으로 3위로 올라서면서 3위부터 5위까지 1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 혼전이 펼쳐질 뻔했다. 그만큼 중요한 일전이었고 양 팀 감독과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었다.
경기 전 김종민(49)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중위권 팀들간 간격이 크게 벌어지지 않아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특히 우리가 힘든 일정인데 올스타브레이크도 없고 오늘 경기가 끝나도 3일 텀이라 오늘 이겨야 여유있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내비쳤었다. 차상현(49) GS칼텍스 감독은 한 술 더 떠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닌 모마를 출전시키는 강수를 뒀다. 물론 선수와 충분한 대화와 경기에서 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가능했다.
차상현 감독은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상황이다. 선두 싸움도 그렇고 3위 티켓도 아직 모르기 때문에 5라운드 끝날 때까지 (순위는)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경기에 모마가 바지면 팬분들 입장에서도 (긴장감 혹은 맥이) 빠질 수 있다. 배구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양 팀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열의를 불태웠다.
GS칼텍스 선수단./사진=한국배구연맹
두 동갑내기 감독의 의지와 선수들의 투지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모든 세트에서 듀스가 나왔고 특히 4세트는 33-31이라는 피 말리는 승부가 나왔다. 모마는 100% 몸 상태가 아님에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3득점을 뽑았고, 박정아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한국도로공사의 승리를 이끌면서 '클러치 박'이란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보였다.
훌륭한 경기에 승장도 패장도 모두 만족감을 드러냈다. 패장 차상현 감독은 "속이 안 쓰리면 거짓말이지만, 양 팀 모두 집중력을 갖고 해줬다. 봄 배구에 가고 싶어하는 팀들의 의지가 이정도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승장 김종민 감독은 "오랜만에 두 팀 모두 집중력과 몰입도가 높았다. 그래서 재미있는 경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전력은 서로 대등했는데 마지막 집중력에서 우리가 좋았다. 박정아와 캣벨이 터져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이렇듯 한국도로공사의 승리로 여자부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1위 현대건설(20승 4패·승점 57)과 2위 흥국생명(18승 6패·승점 54)은 승점 3점 차 접전이고 중위권은 여전히 촘촘하다. 3위와 5위의 격차는 5점이 됐지만, 9승 15패(승점 28)의 6위 IBK기업은행도 3위 한국도로공사와 승점 차가 10점에 불과해 봄 배구가 가능하다.
하위권으로 예상됐던 한국도로공사의 약진으로 인해 만들어진 순위 경쟁이기도 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전 경기에서 1위 현대건설을 잡아 2위 흥국생명에 희망을 안기는 등 최근 상승세로 중위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승리를 이끈 박정아는 "솔직히 시즌 전까지 우리가 3위 싸움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우리도 예상 못했다"고 뿌듯해 하면서 "하지만 예상외로 괜찮게 하고 있고 3등으로 봄 배구를 하게 되면 우리도 단기전에서는 해볼 만한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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