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EPL 퇴출? 9시즌 100건 이상 재정 규정 위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AF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가 100건 이상의 재정 규정 위반 혐의로, 최악의 경우 승점 삭감 또는 리그 퇴출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6일(현지시간) “다수의 규정 위반과 관련해 맨시티가 독립위원회에 회부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맨시티가 스폰서십 수익과 경영진 보수, 선수 급여 지급 등 재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년 전인 2018년부터 조사에 착수했지만 맨시티가 성실히 응하지 않았다.
BBC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맨시티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9시즌 동안 100건 이상의 재정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전례 없는 일이다. 만약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벌금, 이적 금지,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타이틀 박탈은 물론 승점 삭감과 프리미어리그 퇴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맨시티는 2008년 ‘석유재벌’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아랍에미리트)가 인수한 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6차례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2018년 독일 슈피겔과 풋볼리크스가 맨시티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선수 영입에 수입보다 많은 돈을 쓰지 못하게 하는 규정)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썼다고 폭로한 바 있다.
스폰서십을 부풀렸고, 로베르토 만치니 전 감독의 연봉을 컨설팅 명목으로 비밀계약을 통해 2배 이상 지급했고, 유망주 선수들에게 불법적으로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가 2020년부터 2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지만, 맨시티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해 벌금 135억 원만 내고 끝났다. 당시 CAS는 시효가 지나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우승 트로피를 든 펩 과르디올라(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맨시티는 이번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해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위원회의 조사는 비밀리에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결과는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4년간 100건 이상의 자료가 누적된 만큼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마틴 지글러 타임스 기자는 “맨시티가 혐의의 50%만 입증되더라도 승점 삭감이나 심지어 강등 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청한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맨시티 혐의가 입증된다면 강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도 과거 분식회계가 드러나 승점 15점이 삭감된 바 있다. 맨시티는 올 시즌 14승3무5패(승점45)로 2위를 기록 중이다. 단순 계산으로 맨시티가 승점 15점 삭감을 징계를 받는다면 9위까지 추락한다. 그럴 경우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5위에서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로 올라서게 된다.
맨시티는 이날 EPL 발표에 대해 “놀랍다. 구단은 독립위원회가 공정하게 검토하는걸 환영한다.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맨시티는 이전처럼 최고 법무팀을 구성해 강력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프리미어리그 규정에 따라 맨시티가 이번에는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조사에만 4년이 걸린 만큼,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경우 징계 발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작년에 “구단이 내게 거짓말 한다면 난 여기에 없을 것”이라고 폭탄발언한 게 재조명되고 있다. 맨시티 이적이 유력해 보였던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도 제재가 확정될 때까지 맨시티에 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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